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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곳은 갈수록 느는데…'주택기금 여유자금' 급감

SBS Biz 김성훈
입력2024.04.30 07:39
수정2024.04.30 07:53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지원과 임대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이 불과 2년 새 35조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원인 청약저축이 쪼그라들고 부동산 거래가 줄어 국민주택채권 발행이 감소한 여파입니다.

오늘(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택도시기금 조성액은 95조4천37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말 기준 조성액이 116조9천141억원이었는데, 2년 사이 21조원이 줄었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납입금과 건축 인허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때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으로 조성합니다.

주로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 구입자금·전세자금 지원에 쓰입니다.

기금이 쪼그라든 가장 큰 배경은 청약저축 납입액 감소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천704만명으로, 1년 사이 85만5천명 줄었습니다. 

2021년 말과 비교해선 133만명 급감한 수치입니다.

청약저축 납입액도 지난해 말 14조9천60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조5천억원 줄었습니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국민주택채권 발행액도 지난해 말 13조3천717억원으로, 1년 사이 1조원이 감소했습니다.

연간 청약저축 납입액에서 해지액을 뺀 청약 순조성액(-2천억원)과 국민주택채권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채권 순조성액(-1조8천억원)은 지난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 주택도시기금을 써야 할 곳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출산 2년 내 신생아 자녀를 둔 가구에 지원되는 신생아 특례대출 재원은 주택도시기금에서 나옵니다.
 
PF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주택 사업장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구제할 때도 기금을 스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건설 자금 역시 기금에서 지원합니다.

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로 정비할 때 주차장 등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뉴빌리지' 사업에도 기금이 나섭니다. 

국토부의 주택도시기금 지출액(기금 사용 예산)은 올해 37조2천억원으로 지난해(33조3천억원)보다 3조9천억원 늘었습니다.

기금 지출액은 2018년 26조7천억원 수준이었지만, 6년 사이 10조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2021년 말 49조원에 달했으나 올해 3월 말 잔액은 13조9천억원으로 줄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전세사기 피해자 '선(先)구제 후(後)구상' 이라는 변수까지 생겼습니다.

현재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주택도시기금으로 피해자에게 전세금 일부를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피해 주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이는 데 기금 3∼4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최우선변제금을 못 받는 전세사기 피해자, 개인 파산·회생제도조차 이용하기 어려운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선구제'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약저축 금리를 높이거나 혜택을 강화하면 자금을 유입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와 동시에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 금리가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금 조성액과 여유자금이 줄면 임대주택 공급 등 서민 주거복지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국토부 여러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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