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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반도체 기술 中에 빼돌린 삼성전자 전 부장 등 5명 기소

SBS Biz 신채연
입력2024.04.25 17:25
수정2024.04.25 17:40

국내 핵심 반도체 증착 장비 제작 기술을 중국으로 대거 빼돌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이춘 부장검사)는 국내 반도체 증착 장비 기술과 엔지니어들을 중국으로 빼돌려 장비 제작에 사용한 혐의(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중국법인 X사의 김모(56) 부사장과 방모(49) 장비설계팀장, 김모(44) 장비설계팀원, 신모(51) 전기팀장, 유모(45) 장비설계팀원 등 5명과 X법인을 기소했다고 오늘(25일) 밝혔습니다.

김 부사장 등은 2022년 2∼9월 각자 재직 중이던 A·B·C 회사로부터 반도체 증착 장비 설계 기술 자료를 외부 서버로 유출하고 지난해 3∼6월 X사의 반도체 증착 장비 제작에 사용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월 김 부사장 등 3명을 일부 혐의로 구속기소를 한 뒤 범행 전모를 규명해 이날 추가 기소하고 다른 관련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중국에는 반도체 D램 제조 핵심 설비인 원자층증착장비(ALD)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없는 점을 이용해 중국 태양광 회사의 투자를 받아 중국에 반도체 장비 회사 X사를 신설했습니다.

또 지인을 통해 여러 반도체 증착장비 회사의 분야별 전문가를 섭외한 뒤 기존의 2배 이상인 수억원대의 연봉과 X사 주식 배분을 약속하며 기술 유출과 이직을 설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수집한 자료를 공항에서 걸리지 않게 국내에 별도 서버를 구축해 저장한 뒤 중국에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내려받았고, 중국 내 위장 회사와 고용계약을 맺어 영문 가명으로 활동했습니다.

김 부사장 등은 중국에서 불과 4개월 만에 ALD 장비 설계 도면을 작성해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A·B·C사는 총 736억원을 들여 관련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번 기술 유출로 연간 524억원의 손해가 우려된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삼성전자의 기술자료를 대량 유출해 별도 서버에 보관 중인 사실도 확인해 수사 중입니다.

우선 2016년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공정 기술을 필사해 촬영한 파일을 취득해 중국 최대 D램 반도체 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정 개발 자료 작성에 이용한 혐의 등으로 김 부사장을 기소한 뒤 공범 등을 쫓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은 2015년까지 삼성전자 부장으로 재직하다 2016년 CMXT로 자리를 옮겼고 2021∼2022년에는 A사에서 ALD 공정 개발팀장으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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