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개인컵 쓰고 걸어다녀라"…시진핑 지시에 허리띠 조이는 中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4.25 16:58
수정2024.04.26 09:00

중국 공직사회에 분 '절약 캠페인' 바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한 절약 캠페인에 맞춰 중국 공직사회가 한 푼이라도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5일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공무원들에게 앞으로 수년 동안 돈줄을 조이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통보한 이후 공직사회의 반응은 신속했다"며 관련 분위기를 소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정부 낭비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2019년 처음으로 절약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직접 "당과 정부 기관은 검소하게 생활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며 공직사회 예산 절감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메시지는 공산당과 관영 매체를 통해 곧바로 급속히 퍼져나갔습니다.

관영 매체들은 간부들에게 '검소한 삶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공산당 최고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1월 "검소하게 사는 것은 일시적인 필요나 편의를 위한 전술이 아니라 오랫동안 고수해야 하는 원칙과 정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지침에 중국 공직사회는 기민하게 대응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문은 올해 들어 최소 21개 성(省) 정부가 관용차량 예산을 삭감했고 구이저우(貴州)성은 행정부서 운영비를 15% 삭감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자린고비' 해봐도…"약간의 비용 절감일 뿐"
중국 중앙정부도 공직사회의 경비 절감 드라이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다만 WSJ는 각 기관 간부가 지침 준수를 위한 충성 경쟁을 벌이면서 얼마 되지 않는 일상운영 경비까지 삭감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윈난성의 한 국영제철소는 지난해 27만위안(약 5천100만원)이던 연간 식수 비용을 올해 30% 줄이라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개인 컵을 지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국 국가기관사무관리국은 사무실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직원들에게 전기와 물을 절약하도록 상기시킬 것을 권장하는 통지문도 하달했습니다.

네이멍구 북부의 한 현은 관용차 사용을 줄이기 위해 1㎞가 안 되는 거리는 걷고, 2~5㎞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그 이상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직사회의 긴축은 정치적 목적에는 부합하지만 재정 압박을 완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황톈레이 연구원도 "이같은 조치는 약간의 비용 절감 효과만 가져올 뿐 큰 계획에서 보면 중요하지 않다"며 "정부는 여전히 돈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신다미다른기사
"다 오르네"…美 주식·주택 등 대부분 자산 급등세
尹대통령 "R&D 예타 전면 폐지…투자 규모 대폭 확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