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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재편 2라운드, 김동선의 건설사업에 달렸다

SBS Biz 윤지혜
입력2024.04.23 17:37
수정2024.04.24 16:03

한화그룹은 이번달 잇달아 사업 재편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이후 두 번째 대규모 재편입니다. 

한화그룹은 지주사 격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핵심 계열사의 사업 재편을 진행했습니다.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넘기고, 모멘텀 부문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양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한화그룹 재편은 김승연 회장 3세들의 승계와 각 분야에 대한 경영체제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재계는 김동선 부사장이 맡고 있는 건설부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2년 한화건설을 합병하며 이뤄진 재편 이후 올해 두 번째 재편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건설사업의 중요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건설부문 6년 만에 적자…㈜한화까지 변동성 커질 듯
지난 2022년 11월 ㈜한화가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합병한 이후 건설 경기가 나빠지면서 ㈜한화는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악화됐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원래도 높았지만 올해 모멘텀부문까지 떼어내면서 ㈜한화의 전체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이 4조9300억원, 글로벌부문 매출은 1조3300억원에 달합니다. 이번에 따로 떨어져 나가는 모멘텀부문 매출은 7100억원입니다. 전체에서 건설부문 매출 비중이 이미 68% 수준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영업손실 21억 원, 당기순손실 120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습니다.

건설사업이 연간 손익계산서에 적자를 쓴 건 한화건설이 2022년 11월 ㈜한화에 합병되기 전인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입니다. 당시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 미수금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26억원, 당기순손실 19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건설부문이 공사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충당부채 잔액은 지난해 3분기까지 152억원이었는데 연간 기준 295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공사미수금에 대한 손실충당금도 173억원에서 21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건설사업이 부진한 것은 업황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년간 주택수요가 위축되고 고금리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됐고, 원자재 상승 등 비용이 늘어난 것은 건설업계 전체에 해당되는 얘깁니다. 하지만 한화의 경우 ㈜한화의 실적 변동성이 같이 영향이 커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아픈 손가락 한화건설, 김동선의 복귀…경영 시험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은 올해 1월1일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됐습니다. 김 부사장은 2014년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떠난 뒤 7년만에 복귀한 것입니다. 

그룹의 핵심이자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에도 몸을 담으며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 재편을 두고 재계에서는 에어로 방산 분할 등으로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의 입지를 더 굳건하게 만들고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의 영역은 더 넓어진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해외 사업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현재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상황이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 악화로 내수 시장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라 김 부사장이 사실상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 부사장은 과거 한화건설에 재직할 당시 이라크 현장에 있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해외 사업 불확실…비스야마 사업 재개도 물음표
그래서 중요한 게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건설 사업의 재개 여부입니다.

비스마야 신도시건설 프로젝트는 10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짓는 사업입니다.

한화는 앞서 지난 2022년 10월 공사비 미지급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바 있습니다. 당시 기준 한화의 미수금은 6억2900만 달러(약 8400억원)에 달했습니다.

다만 이라크 정부가 최근 이 가운데 2억3000만 달러(약 3100억원)를 지급하며 지난달부터 한화 건설부문과 이라크 투자위원회(NIC)와 사업 재개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다만 한화건설은 미지급 공사비와 신규 계약을 체결해야 나머지 7만 가구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워낙 크고 대금 지급이 선제되지 않으면 사업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많습니다.

당분간 국내 주택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기 쉽지 않은 만큼 한화가 해외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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