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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환자'도 '병원'도 죽는다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4.22 08:17
수정2024.04.22 09:02

[병원 로비에 앉아 있는 환자와 이동 중인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의정 갈등이 두달 넘게 이어지면서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40%에 달하는 '빅5'를 비롯한 대학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맞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특히 지방 사립대병원부터 도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교수들이 두 달 넘게 메워오고 있지만 이미 물리적·체력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는 25일이 되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날로,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지난 1일부터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외래진료와 수술을 대폭 조정했지만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신규 환자 진료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게 되면 내년부터 수년 간 전문의 배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미복귀 전공의는 전체의 90% 이상인 1만여 명에 달합니다. 

다음달로 복귀해도 올해 수련 일수를 채울 수 없게 돼 돌아올 이유가 없어집니다.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내년에 전문의 2800명 가량이 배출되지 못합니다.  이 여파는 군의관, 공보의 배출까지 이어집니다. 

5월로 넘어가게 되면 의대생들은 의대 학칙상 수업 일수를 고려했을 때 대량 유급을 피하기 어려워집다. 누적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 의대 재학생 1만 8793명의 절반 이상인 1만여 건에 달합니다. 

전공의들이 빠진 '빅5' 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들은 하루 10억 원 이상 적자를 보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순손실이 4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은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무급휴가 등에 나섰습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내달 31일 일반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특히 지방 사립대병원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 사립대병원은 그동안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가운데 이번 의정 사태을 맞았지만 '빅5'병원처럼 낮은 금리로 마이너스 대출을 받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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