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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폴란드 진출에 금융지원 속도 주목…"기재부 곧 수은 출자"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4.22 07:45
수정2024.04.22 08:09


정부가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산업계가 폴란드와 남은 계약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 지원이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늘(22일) 방산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는 재작년 7월 폴란드와 무기 수출 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이어 바로 다음 달 총 124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획에 서명했습니다.

1차 계약에는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의 공급 계획이 담겼습니다.

방산업계는 1차 계약 뒤 1년 안에 2차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수출금융 지원 이슈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방산 계약은 정부 간 계약(G2G) 성격이 짙고 수출 규모가 커 수출국에서 저리의 정책 금융·보증·보험을 지원하는 것이 관례인데, 한국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한도가 꽉 차 추가 수출 계약을 맺을 여력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정부가 시중은행들을 통해 '신디케이트론'을 제시하고, 국회가 수은법을 개정해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원에서 25조원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수출 길을 텄습니다.

그 사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K-9 152문 등의 2차 수출계약을 맺어 잔여 계약 물량을 K-9 308문, 천무 70대 등의 규모로 줄였습니다. 다만 한화의 2차 계약에는 '2024년 6월까지 금융계약을 체결한다'라는 조건이 붙었는데, 신디케이트론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등의 이유로 아직 금융계약은 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계약 주체는 폴란드 정부와 수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인데, 아직 수은에는 기획재정부의 자본금이 투입되지 않았고 무보도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원전과 방산을 포함해 해외 수주 산업, 정부의 바이오·배터리와 같은 첨단 산업 등의 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해 수은법을 개정했다"며 "기재부에서 LH 주식으로 현물 출자하려고 현재 가치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K-2 전차 1천 대를 공급하기로 한 현대로템 역시 1차 계약에서 180대 공급을 약속한 데 이어 K-2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의 경우 정책금융 지원뿐 아니라 폴란드가 K-2 전차의 현지생산 및 기술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화 측의 2차 계약이 금융계약 미체결로 발효되지 않았고, 나머지 잔여 계약과 현대로템의 2차 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만큼 이들 방산 계약이 폴란드 정치 이슈로 부상하며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발표한 유럽방위산업전략(EDIS)에서 27개 회원국에 '오는 2030년까지 국방 조달 예산의 최소 50%를 EU 내에서 지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EU 회원국이 도입한 무기 중 수입산 비중은 80%, 역내 구입 비중은 20% 수준인 것을 지적하면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조달을 확대하라는 방침을 세운 겁니다.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에 대한 2차 수출 계약이 오는 2026년 이후 도입 분에 대한 것이어서 이 같은 EU의 조치가 폴란드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번 주 폴란드 국가자산부 차관 등 방산 관련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알려지면서 방한 성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마르친 쿨라섹 폴란드 국가자산부 차관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폴란드 대표단이 이행협정과 함께 기본 협정을 완료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폴란드 방산 대표단은 국내 방산·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잔여 계약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글로벌 방산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국방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범부처가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총력 지원을 약속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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