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아픈 손가락' 키옥시아, 상장 재도전…SK하이닉스에 호재 될까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4.17 04:39
수정2024.04.17 06:01

[키옥시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낸드 시장 훈풍을 타고 상장에 재시동을 걸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습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미국 투자펀드 베인케피털은 키옥시아 주식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키옥시아는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가 지난 2018년 베인캐피털, SK하이닉스, 호야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설립됐습니다. 출범 당시 SK하이닉스는 2조 7천억 원을 출자했는데, 이후 키옥시아가 어려움을 겪으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습니다. 

키옥시아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침체로 지난해 2~4분기 연결 회계 기준 우리 돈 2조 3천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연구 개발과 설비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AI) 시장이 부상하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되자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장 방안이 부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대한 시황은 반등 궤도에 올랐습니다. 또 도쿄 주식 시장에서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운 분위기 역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키옥시아의 상장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 10월 상장을 준비했지만 미국 정부가 키옥시아의 주요 거래처였던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로 철회된 바 있습니다. 2021년에도 상장을 준비했지만 시황 침체로 무산됐고, 이후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합병을 추진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무산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상장을 통해 SK하이닉스 구주를 우선 매각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키옥시아가 WD와 합병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로서는 키옥시아 투자금을 회수해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지분 매각을 하지 않더라도 상장 과정에서 키옥시아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지난 수년간 키옥시아 실적 부진으로 누적 돼왔던 수조 원대의 평가손실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엔비디아 연례 주총 개최...주가는 '잠잠'
[글로벌 비즈] 알파벳 웨이모, 美 샌프란시스코서 로보택시 서비스 전면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