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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너도나도 "적금 깨달라" 지역농협…금감원, 들여다본다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4.08 17:50
수정2024.04.09 11:00

[앵커] 

1-2년 전 고금리 특판 예적금을 팔았던 지역농협들이 손실이 크다며 해지를 요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주의 한 농협에 이어 이번엔 강릉의 한 농협도 고객들에게 같은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장 모 씨는 지난 5일 강릉원예농협의 호소문을 받았습니다. 

연 7.6% 이자에 보상액을 얹어줄 테니 1년 반 전 든 적금을 해지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장 모 씨 / 강릉원예농협 고객 : 5년짜리인데, 여태까지 가만있다가 15개월 지나서 이제 와서 해지해 달라고 그렇게 서면으로 요청이 오니까 좀 당황스럽죠.] 

며칠 전엔 동경주농협이 고금리 특판 때문에 폐업 위기라며 고객에게 해지를 요청했는데, 비슷한 맥락입니다. 

[박현욱 / 강릉원예농협 고객 :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판매해 놓고 마치 우리가 해지 안 해주면 죄책감 느끼게끔 하는, '너희 때문에 우리가 파산한다' 식으로 몰고 가는 게 너무 나쁜 행태 같아요.] 

재작년 말 지역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들은 경쟁적으로 연 10%의 고금리 특판을 팔았습니다. 

감당 못 할 손님을 받은 조합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도미노 해지 읍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누군가가 위에서 '상품으로 못 나가' 해줬어야 했는데 그게 그냥 그대로 나가고 옆에 봤더니 또 다른 지점은 저렇게 하고 있는데 똑같이 만든 거죠. 금융회사는 돈을 다루는 곳인데, 이익하고 비용을 모르고 만들었다? 내부통제가 거의 안 되는 상황이에요.] 

전국 각지 농협에서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고객 불편이 커지자, 뒤늦게 중앙회가 고금리 특판을 벌인 곳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조만간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특히 분위기를 타고 소위 '엄살 읍소'는 없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강릉원예농협의 경우 재무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이 7%대로 비교적 안정적이고, 지난해 9억 원대 순이익을 봤습니다. 

원예농협 측은 "앞으로 만기까지 3년 넘게 손실이 누적돼 경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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