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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SPC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허영인(74) SPC그룹 회장이 5일 구속된 데에는 내부 진술과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한 SPC그룹의 입장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증거 인멸 우려에 앞서 '혐의 소명' 단계에서 앞서 구속기소된 황재복(62) SPC 대표이사 등 임원들의 진술이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민주토총 산하 노조 조합원들의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산하 노조를 지원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배경에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PC 소속 다른 임직원들도 상당수가 당시 황 대표로부터 이른바 '클린 사업장'(민주노총 조합원이 없는 사업장)을 만들라는 것이 허 회장의 지시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허 회장이 매일 아침 '일일 스크랩 보고'를 받으며 한국노총 산하 노조를 이용해 회사 입장을 언론에 대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한 번도 반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잘했다"는 칭찬을 하기도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허 회장은 영장심사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허 회장은 여러 차례 검찰 소환조사에 불응했습니다. 여기에 SPC그룹은 연달아 입장문까지 내면서 총수인 허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 허 회장이 '고령의 환자'라는 점 등을 들어 구속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습니다. 법조계 일각이서는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조직적 증거 인멸 우려'를 키운 요인이 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