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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포커스] 아토피 바르는 신약 '청신호'...HK이노엔, 환자 임상 진입

SBS Biz 이광호
입력2024.04.05 14:23
수정2024.04.05 15:02

HK이노엔이 '바르는 아토피 신약' 임상 1a상을 마치고 1b상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5일) HK이노엔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1a상에서 부작용 등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b상 대상자 모집이 최근 시작됐습니다. 

지난달부터 충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가천길병원과 고대구로병원에서 모두 환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다만 소아·청소년이 아닌 성인, 그리고 경증~중등증 사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대상입니다. 

1상부터 80명 모아 '속도전'
HK이노엔은 이번 임상에 '속도전'을 벌여 왔습니다. 1상 기준으로는 다소 많은 80명의 대상자를 설정했습니다. 또 1상에서는 아무 효능도 없는 가짜약과 후보물질을 비교하는 게 일반적인데, 처음부터 다른 아토피 치료제인 '엘리델크림'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 신약의 효능도 빠르게 검증하려는 겁니다. 
[첫 FDA 허가를 받은 크림형 JAK억제제 '옵젤루라']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선발주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옵젤루라'라는 치료제가 먹는 약이었던 JAK억제제를 바르는 약으로 바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동일 성분의 먹는 약 '자카비'는 오히려 골수섬유화증과 이식편대숙주질환 등 혈액암과 관련된 약인데, 연고제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먼저 허가됐습니다. 미국엔 출시됐지만 국내에 도입되진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도 2020년 '코렉팀'이라는 이름으로 바르는 JAK억제제가 허가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덴마크의 제약바이오 업체 레오파마로 기술수출돼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물론 만성 손 습진으로도 효능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JAK억제제 부작용 우려 줄이는 '크림'
JAK억제제는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에 활용되기 시작한 약입니다. JAK은 '야누스 키나제'라는 면역 관련 물질입니다. 면역 신호 물질이 이동하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서 이 물질이 과하게 발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광범위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주로 써야 했기 때문에, JAK억제제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JAK억제제에서도 일부 부작용 우려가 나왔습니다. 특히 심혈관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 장기 복용의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다시 이 우려를 덜기 위해 바르는 형태의 JAK억제제 개발이 추진됐고, 선발주자가 이제 막 글로벌 시장에 진입한 상태인 겁니다. 

임상 길어질 수도…"연내 완료 목표"
HK이노엔이 속도전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임상 종료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환자 모집을 공고하면서 제시한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내년 6월 21일입니다. 당초 회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을 허가받으면서 제시한 임상 예상 기간은 올해 12월로, 실제 실험을 진행하는 병원의 공지가 반년 가량 늦습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임상 예상 기간이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연내 임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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