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DL이앤씨의 '사랑해요 LG'…첫번째는 실패, 두번째는 다를까
SBS Biz 신성우
입력2024.04.04 17:16
수정2024.04.04 19:46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내정자]
DL이앤씨가 새 대표이사 자리에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를 내정했습니다.
서영재 내정자는 다음달 10일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입니다.
얼마 전 마창민 전 DL이앤씨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며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빠르게 대표 자리가 채워지는 모양새입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마창민 전 대표에 이어 신임 대표 역시 'LG전자'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배원복·마창민·서영재…계속되는 LG맨 사랑
남용 전 DL이앤씨 이사회 의장, 과거 LG전자의 대표이사 부회장직까지 올랐던 인물입니다. 이후 2013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고문으로 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최근까지는 DL이앤씨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습니다.
인적분할 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의 대표를 맡던 인물은 남용 전 의장과 같은 LG 출신의 배원복 현 대림 대표입니다.
이후 2021년 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되며 설립된 DL이앤씨의 초대 대표 자리에도 LG 출신의 마창민 전 대표가 올랐습니다.
마창민 전 대표의 사임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내부 인사가 정리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번에도 이해욱 회장의 선택은 'LG맨'이었습니다.
서영재 내정자,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91년 LG전자에 입사한 정통 LG맨입니다. LG전자 시절 TV사업부장, IT사업부장 등을 지냈고, LG전자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센터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습니다.
이해욱 DL 회장의 LG맨 사랑은 여전한 듯 합니다.
어수선한 상황 속 비건설인 출신 외부인사 '파격'
DL이앤씨 출범 후, 이해욱 회장의 첫번째 LG맨 인선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마창민 전 대표가 LG전자에서 MC사업본부 마케팅담당 등 마케팅 직무를 두루 거쳐온 만큼, '마케팅통'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대표를 맡겼지만 2021년부터 실적은 거듭 악화됐습니다. 2021년 영업이익 9천573억원에서 2022년 4천97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지난해에는 더 줄었습니다.
내실을 챙기지 못 한 가운데, 잡음도 건설사들 중 단연 컸습니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이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고, 이와 관련 마창민 전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재발 방지를 거듭 약속했지만, 반복되는 사고에 이미 신뢰를 잃었습니다.
DL이앤씨의 두번째 LG 출신 대표인 서영재 내정자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습니다.
다만, 마창민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서영재 내정자 역시 그간 건설업과는 무관한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등 경쟁사들이 내부 사정을 속속 알고 있는 '건설통'들을 대표로 유지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또 비건설업 출신 외부 인사가 대표 자리에 앉았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연임을 확정지었던 대표가 며칠만에 사임하는 등 DL이앤씨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합니다.
이같은 상황을 또 다른 LG 출신 인사가 진화할 수 있을 지, 이해욱 회장의 두번째 LG맨 인선은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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