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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삼성 제치고 파운드리 2위?…시장 반응은 냉랭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4.04 03:47
수정2024.04.04 07:53


최근 2년간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 매출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며 세계 2위 타이틀을 꿰찼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인텔이 공개한 매출이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것이기 때문인데, 매출 대부분도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삼성전자와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텔은 현지시간 2일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지난해 파운드리 부문 매출이 189억 달러(약 25조 5천억 원)·영업손실은 70억 달러(약 9조 4천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 257억 달러(약 34조 7천억 원)에서 26% 줄어들었고, 영업손실은 52억 달러(약 7조 356억 원)에서 34% 급증했습니다. 

인텔이 파운드리 부문 실적만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올해 1분기 실적부터 새로운 회계 방식을 적용하는데, 이에 앞서 새 기준을 적용한 2022년과 2023년 매출을 이날 공개했습니다. 

이날 발표한 인텔의 2022년과 2023년 파운드리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가 추정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매출(208억 달러, 133억 달러)을 각각 넘었습니다. 

그러나 인텔은 2023년 매출의 경우 189억 달러 중 95%인 180억 달러가 내부 물량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서 발생한 매출은 9억 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인텔이 단순히 매출만으로 세계 파운드리 2위 업체가 됐다는 보는 데에는 어폐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장 반응도 냉랭했습니다. 

이날 수치가 공개된 직후 인텔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서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 현지시간 3일 장중 8%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부에서 발생하는 파운드리 매출 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텔과 달리 퀄컴과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인텔은 앞서 외부 물량 기준으로 2030년까지 파운드리 파운드리 분야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30년까지 외부 고객으로부터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외부 매출 기준)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가 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파운드리 부문 영업손실이 정점에 달하지만, 2027년께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195억 달러(약 26조 원)의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확보한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고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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