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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네이버 라인 왕국'…네이버 허찌른 日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4.02 03:45
수정2024.04.02 09:09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사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메신저 라인을 서비스하는 일본의 라인야후가 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에 지분 조정 검토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에 일부 위탁하고 있는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 운용 업무도 종료하거나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라인을 기반으로 일본 사업을 확장하던 네이버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이날 일본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6년까지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라인야후가 이처럼 네이버와 거리를 두려는 까닭은 일본 총무성 지침 때문입니다. 

총무성은 지난달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주요 주주인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단행했습니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는 A홀딩스입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식 출자해 세운 회사입니다. 라인야후는 일본 1위 메신저인 라인과 최대 포털 서비스인 야후재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총무성은 라인 야후가 작년 11월 라인 이용자와 거래처, 종업원 등 개인 정보 약 51만 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라인 야후는 당시 네이버 클라우드와 함께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회사 직원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네이버와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는 라인 야후에서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라인야후가 지분 조정을 요청할 경우 모회사인 A홀딩스가 먼저 관련 내용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두 요청인만큼 지분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중간 지주회사 A홀딩스의 주식을 10% 더 산다고 해도 2천억 엔이 필요하다”며 “네이버도 라인야후를 전략회사로 규정하고 있어 영향력 저하를 쉽게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국민 메신저’인 라인을 한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라인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9천500만 명에 이릅니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사회 인프라로 자리잡았습니다.

네이버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경우 일본 시장 공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카카오의 픽코마와 함께 일본 시장 최대 웹툰 플랫폼으로 꼽히는 라인망가부터 지난해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소다와 합병한 크림 등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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