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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올해도 '찻잔 속 태풍'…표대결 밀리고 주가도 지지부진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3.29 11:20
수정2024.03.29 18:32

[앵커]

정부의 밸류업 분위기를 타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목소리가 커졌죠.

주주총회 곳곳에도 여러 안건을 올리며 기세를 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무기력했습니다.

조슬기 기자, 이럴 때 자주 쓰는 표현이 있죠.

'찻잔 속 태풍'이었네요?

[기자]

삼성물산 주총이 대표적입니다.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5천억 넘는 자사주 소각과 7천억 넘는 배당금을 회사에 요구했는데요.

순이익의 절반을 내놓으라는 이들의 요구는 일반 주주들에게 외면받으며 23%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그쳤습니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연합한 차파트너스도 표 대결에서 참패했습니다.

가장 확실한 주주환원책인 자사주 전량 소각 등을 요구했지만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기엔 경영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회사 측 주장에 주주들은 더 공감했습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의 공세가 거셌던 KT&G 주총도 내부 인사 수장 선임을 막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습니다.

자신들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을 JB금융 이사회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한 얼라인파트너스 정도가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얽힌 기업들의 주가도 예전 같지 않던데요?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찍은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던 패턴을 올해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5개 행동주의 펀드가 공세를 펼쳤던 삼성물산을 비롯해 차파트너스의 금호석유화학, KCGI자산운용의 현대엘리베이터, 얼라인의 JB금융까지 주가가 오르긴커녕 내려갔습니다.

VIP자산운용이 주주제안에 참여한 삼양패키징이 그나마 올랐는데 급등하던 예전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주주제안에 나서도 기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고, 여론전을 통해 주가가 오르더라도 일시적일 뿐이라는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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