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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뻥튀기 파두' 논란 재점화…NH증권, IB출신 윤병운 새 대표 구원 등판

SBS Biz 지웅배
입력2024.03.28 10:42
수정2024.03.28 12:00

[앵커] 

파두 실적 예상치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에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책임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파두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했을 뿐 아니라 금융당국 역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에 신임 수장이 선임돼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지웅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주관사를 상대로 최근 수사에 착수했죠? 

[기자]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19일 NH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파두 상장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담당 직원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사가 진행된 이후 넉 달 만에 이뤄진 행보입니다. 

지난해 주관 증권사에 대해 경고한 데 이어 최근 다시 파두 논란의 책임을 물으려는 금감원의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김정태 / 금감원 부원장보 (지난해 11월) : IPO 증권신고서에 주요 사항을 허위기재·누락하는 등 고의로 투자자를 기망해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경우 금감원의 조사 역량을 총동원해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엄정히 조치할 방침(입니다.)] 

[앵커] 

앞서 파두 실적이 예상치와 크게 벌어진 걸 두고 나온 얘기였죠? 

[기자] 

지난해 6월 말 공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예상 매출은 1천203억 원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공개돼 있던 1분기 176억 원을 제외하고 매 분기당 매출을 330억 원씩 달성해야 하는 수준이었는데요. 

이후 분기보고서가 공시된 지난해 11월 뚜껑을 열어보니 2분기와 3분기 매출이 각각 5천900만 원, 3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 

이에 주가는 실적 실망감에 한차례 금감원의 조사 소식에 또 한차례 급락했습니다. 

최근에는 공모가 3만 1천 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 4천 원대로 내려갔다가, 27일 기준 1만 7천 원선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앵커] 

파두 주주들의 증권사 책임론 제기 강도도 커지고 있죠? 

[기자] 

파두 주주 14명은 지난 14일 회사와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분기 수주 감소로 매출 하락이 예상됐는데 이런 투자위험요소를 알리지 않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필서 /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 상장 주관사는 2분기 말까지 파두 실사를 진행해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증권신고서에) 오히려 반대로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라 거짓 기재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게 됐습니다.] 

일단 청구금액은 1억 원과 지연손해금으로 우선 책정됐으나, 피해 인원이 더 많아지면 피해산정액도 늘어날 예정이라는 설명입니다. 

공모주 참여 후 주가가 급락한 지난해 11월까지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대상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파두 소액주주 수는 10만 1천여 명에 달합니다. 

[앵커] 

NH투자증권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당장은 금감원 수사와 소송이 진행 중인 터라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투자설명회 당시 (실적 변동성을) 언급했다"며 "파두가 수주받는 기업의 수요에 따라 대규모 매출 발생 시점이 2~3분기 정도 미뤄질 수 있다고 안내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8년간 회사를 이끈 정영채 사장이 물러나고, 윤병운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윤 부사장은 NH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의 국제업무팀과 우리투자증권 커버리지 본부를 거쳐 6년 가까이 IB사업부 대표를 역임한 IB 전문가입니다. 

2조 원 규모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과 상장폐지, 1조 원 규모의 LG전자 유상증자 등을 도맡았습니다. 

이런 IB전문가가 대표이사로 구원 등판한 셈인데, 앞으로 파두 사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됩니다. 

[앵커] 

파두 사태에 대한 시장에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업계에서는 사장의 역량과 별개로 업황이 들쭉날쭉한 산업일수록 추정치가 실제 수치랑 괴리가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개인 투자자가 투자에 참고할 지표로 이런 추정치를 적도록 하는 게 오히려 제도적으로 더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실적치가 아니라 증권사가 투자자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에 더 적극 나서지 못한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상호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내부적으로 매달 회사가 결산하기 때문에 실적이 급격히 꺾이는 걸 알았을 텐데…실적이 좋다, 안 좋다를 가지고 얘기하기보단 이 정보 비대칭적인 상황을 왜 투명하게 해소하지 않았는지, 해소할 수 있었는데 안 했는지(가 핵심이죠.)] 

일각에서는 당시 부사장으로서 IPO 담당인 ECM본부를 책임지고 있던 윤 신임 대표가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홍기훈 /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 잘못된 정보를 알려서 IPO를 하는 행위를 근절하겠단 발표나 성명이 필요하죠.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자세를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신뢰를 회복할 수가 있겠죠.] 

금융당국이 진행 중인 조사와 수사 결론에 따라 최악의 경우에는 파두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이 폐지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IPO 명가인 NH투자증권의 위상도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NH투자증권 새 수장이 어떻게 현명하게 대응해 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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