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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포커스] 오스템임플란트 IT사업, 결국 중소기업에 밀려…매출 역전

SBS Biz 이광호
입력2024.03.25 15:50
수정2024.03.25 17:00

치과에서 환자 관리와 보험 청구 등에 활용하는 프로그램 시장이 격변기를 맞았습니다. 과거 이 시장을 홀로 장악했던 오스템임플란트가 밀려났고, 신생 업체가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업계 1위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치과에 방문하면 모니터 속에 엑스레이 사진과 함께 어떤 치아에 문제가 있는지 알려주는 치아 그림 등이 포함된 차트를 흔히 보게 됩니다. 과거 인쇄된 종이에 손으로 썼던 차트를 컴퓨터로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차트 프로그램은 병원이 건강보험을 청구할 때도 연동됩니다. 



매출 '역전'…오스템임플란트 '악화일로'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치과용 프로그램 매출은 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46억원, 2022년 43억원에 이어 또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임플란트 사업에 진출하기 전, 첫 사업으로 회사의 모태가 됐던 IT 사업의 매출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겁니다. 
시장을 대신 차지하고 나선 건 2018년 전국 진출을 본격화한 신생업체 '덴트웹'입니다. 각종 치과 재료 전문 기업인 신흥은 지난 2017년 덴트웹 지분 40%를 인수해 관계사로 편입했습니다. 이 회사에 따르면 덴트웹의 지난해 매출은 58억원으로, 2022년 43억원 대비 35% 뛰었습니다. 

덴트웹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건 간편한 사용법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건강보험 청구 달성률을 크게 높여줬다는 점이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복잡한 보험 청구 과정에서 필요한 신청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보험금이 삭감되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그램이 이를 잡아준다는 겁니다. 한 개업 치과 의사는 "현재 새로 치과를 여는 의사들은 대부분은 덴트웹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면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점유율은 높다…인공지능 탑재 계획


'뜨는' 덴트웹에 밀려 '지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여전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IT 사업 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점유율 상승을 기대하며 "보험 청구 프로그램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60%로 높다"면서 "치과용 전차차트 '원클릭'의 기능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들어서 IT 관련 분야에만 수십 건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치과 소프트웨어 웹 버전 개발자와, 특히 자연어 처리 AI 개발자도 지난달 채용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사 AI 전문가들은 원클릭을 비롯해 디지털 텐티스트리를 구성하는 여러 소프트웨어와 장비, 제품에 연구 및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치과의 노후 PC 교체 지원 등의 프로모션도 기획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과거 홀로 시장을 장악했던 때와 달리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고, 회사 사업의 중심이 임플란트로 옮겨간 상황에서 판도를 바꿀 만한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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