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전세보증 안 되는 '묵시적 갱신'…보험료 돌려받으려면?
SBS Biz 최지수
입력2024.03.25 12:05
수정2024.05.28 11:08

# 2년의 전세계약을 맺은 이모씨는 이사 즉시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고 전세금보장신용보험에도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계약 종료 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보증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지급이 거부됐습니다. '묵시적 갱신'이 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전세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 종료 2개월 전까지 집주인과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주고받지 않은 경우 같은 조건으로 전세계약이 자동 연장됩니다. 이를 '묵시적 갱신'이라고 하는데요. 이 경우 기존에 가입한 전세보증보험은 전세금을 보장해주는 효력을 잃게 돼 세입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묵시적 갱신은 보증금 비보장…보험도 '갱신' 필요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이란 전세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보험사가 보증금을 우선 세입자에게 돌려주고 추후 경매 등을 통해 돈을 회수하는 상품입니다.
같은 기능을 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서울보증보험(SGI)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 등이 있죠.
지난해 말 기준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 규모가 약 3조5천5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최근 이 상품을 찾는 세입자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내가 맺은 전세계약이 '묵시적 갱신' 되면 보험에 따른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세입자와 집주인이 전세 만기 종료 2개월 전까지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서로 알리지 않아 '묵시적 갱신'이 되는 순간 동일한 내용의 '새로운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간주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이후 발생한 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묵시적 갱신 전에 맺었던 기존 계약의 효력에서 벗어납니다.
별개 계약은 보험 계약 보상범위에 속하지 않아 보험회사가 이를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전세보증금을 보장받으려면 전세보증보험도 함께 갱신해야 합니다. 즉, 새 계약에 맞춰 보험료를 또 내야 하는 겁니다.
내가 낸 보험료는?…"해지 신청해야만 환급 가능"
이렇게 될 경우 세입자가 집주인과 최초 전세계약을 하면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때 냈던 2년치 보험료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세입자가 내야하는 보증보험료는 이렇게 산출됩니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을 예로 들면 [(보증금액x보증료율x전세계약기간)÷365]으로 계산되는데요. 계산식에서도 볼 수 있듯 보증료에 '하루'라는 시간 단위가 반영됩니다.
전세계약이 2년이면 24개월치 보험료를 한 번에 내는데요. 최초 계약이 끝나기 2개월 전 묵시적 갱신이 됐다면 결국 22개월치만 보장받는 셈입니다. 24개월치 돈을 냈는데 2개월은 보장을 못 받는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보험료 손해를 안 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먼저 묵시적 갱신 자체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집주인과 잘 합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임대인과 추가 협의해 묵시적 갱신 자체를 없던 일로 해서 원래 만기 기간까지 사는 걸로 하고, 기존 보험에 따른 보장이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보장받지 못한 기간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직접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HUG 등 보증회사에 상품 해지 신청을 하면 됩니다. 신청을 하면 남은 기간만큼 일할 계산된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단 해당 잔여 기한 시기가 다 지난 상태에서 뒤늦게 신청해선 환급이 안 되고 잔여 기한이 남은 상태에서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묵시적 갱신 상황에서 보험료 환급 방법에 대한 내용은 일반적인 소비자들 입장에서 알기 어려워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며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사안인 만큼 상품 판매 회사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 의무를 지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보장받지 못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것은 세입자의 권리인 만큼 굳이 신청을 하지 않아도 보증보험사가 돌려주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되면 신청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환급받지 못한 부당한 경우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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