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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들썩'…3천년전 '영국판 폼페이' 발굴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3.22 17:11
수정2024.03.23 09:21

[영국 동부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유적지 (케임브리지대 맥도널드 고고학 연구소 제공=연합뉴스)]

영국에서 3천년 전 청동기시대의 유물이 거의 그대로 보존돼 '영국판 폼페이'라고 불리는 유적지가 발굴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시간 21일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맥도날드 고고학 연구소 연구진은 잉글랜드 동부 피터버러의 동쪽, 플래그 펜 분지의 '머스트 팜'(Must Farm)이라는 후기 청동기시대 유적지에서 반쯤 먹다 남은 죽, 나무 숟가락, 공용 쓰레기통, 호박·유리 구슬로 만든 목걸이 등 매우 잘 보존된 유물을 발견했습니다. 
   
유물이 잘 보존된 상태로 발굴된 것은 화재가 이 마을을 삽시간에 삼켜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이 마을은 유속이 느린 강 위에 기둥을 세워 만든 목재 원형 주택 여러 채로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마을은 지어진 지 1년도 되지 않아 화재로 타버렸습니다. 불길 때문에 주택과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이 진흙탕 강으로 무너져 내렸고, 이것이 타버린 것들을 마치 쿠션처럼 받쳐줬습니다. 불로 인해 까맣게 탄 것들 습지를 만나 예외적인 보존으로 이어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폼페이도 서기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도시가 삽시간에 폐허가 됐고, 이로 인해 유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유적지는 로마인들이 영국에 오기 8세기 전인 기원전 850년경 세워졌습니다. 연구진은 목조 원형 주택 네 채를 발견했지만, 실제 마을 규모는 두배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통로로 연결된 큰 건물에는 최대 60명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금속 도구와 베틀 추, 농작물 수확을 위한 낫, 도끼, 면도칼 등 비슷한 물건이 각 집에서 발견돼, 각 가정이 별도의 독립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냥이나 방어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창 더미, 덴마크와 이란 등에서 가져온 구슬로 만든 장식용 목걸이, 고급 아마 섬유로 만든 옷, 가족의 유품으로 보이는 기념품과 성인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도 발견됐습니다. 

잉글랜드의 문화재 관리 담당 공공기관인 히스토릭 잉글랜드의 던컨 윌슨 소장은 이번 발견에 대해 "우리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정교한 삶을 살았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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