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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중개사도 '못 믿겠네'…160억대 전세사기 일당 잡혀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3.22 17:06
수정2024.03.23 10:24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벌어진 160억원대 빌라 전세사기 사건에 주요 시중은행 은행원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2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대형 은행원과 공인중개사 등 160억원 대 전세 사기 피의자 70명을 검거했으며, 3명은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피해자 71명으로부터 160억8천5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전세사기 일당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일대 빌라를 71채 사들인 뒤 전세보증금을 빼돌렸습니다. 이들에게 매물을 소개한 빌라 분양대행업자 21명과 공인중개사 46명은 불구속 송치돼 수사 중입니다.

경찰은 주요 특히 시중은행 행원인 A씨가 주로 전세자금 대출업무를 담당해 부동산 시세, 대출 그리고 부동산 거래 관행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이런 방식의 사기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B씨와 갭투자를 할 부동산을 물색했으며, 또 다른 가담자 C는 갭투자 부동산을 매수하는 명의자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그리고 신축 빌라 분양대행업자들과 공인중개사들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설명입니다.

일당은 분양대행업자와 부동산 매매를 하기로 협의한 뒤, 매매와 전세계약을 동시 진행하는 방법으로 거래마다 100만원에서 850만원까지 이르는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특히 임차인을 구해오는 핵심 역할을 한 공인중개사들은 최대 2천5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전세보증금 3억원 기준으로 규정된 매매중개보수는 120만원(0.4%)인 바, 공인중개사들은 약 20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중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은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상황에 처한 가운데, 경찰은 추가 피해자는 없는지 또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 다른 문제가 없는지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그러면서 "전세계약 시 주변 건물의 매매와 전세 시세를 꼼꼼히 확인하고,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편 이 사기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난 주요 시중은행 현직 은행원은 일전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과정에서 경찰에 구속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현직 은행원이 가담된 사건인 만큼, 금융감독원 사안을 보고한 뒤 은행도 자체 감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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