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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타고 新권력…행동주의펀드와 의결권 자문사

SBS Biz 윤지혜
입력2024.03.18 17:44
수정2024.03.18 20:32

[앵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주총장에도 주주환원 바람이 불고 있죠. 

기존 경영진에 맞서는 행동주의펀드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사들의 입김도 덩달아 세지고 있습니다. 

윤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열린 삼성물산 주총. 

5개의 행동주의 펀드가 배당액 확대와 자사주 매입 안건을 올려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습니다. 

의결권 있는 주식 과반수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삼성물산이 압승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주총 당일 삼성물산 주가는 하루 만에 9.8%나 떨어졌는데 주주가치 제고라는 숙제를 남겼습니다. 

금호석유화학과 KT&G 모두 이번달 주총에서 현 지배주주를 반대하는 행동주의펀드와 표대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행동주의펀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덩달아 의결권 자문사도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일(19일) 고려아연과 영풍이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과 영풍 장형진 고문 지분은 각각 32% 수준으로 비슷합니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가운데 의결권을 가진 국내외 자문사들이 잇따라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일단 글로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한국 ESG기준원은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글로벌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들 자문사 의견을 참고하는 만큼 주총 표심에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에선 이들에 대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글로벌 최대 자문사로 꼽히는 ISS는 현재 미국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아무래도 사모펀드니까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해서 주가 상승을 통해 차익을 내는 엑시트(출구전략) 계획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액투자자들이나 장기투자하는 분들과 성향이 다를 것 같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는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습니다. 

주주 제안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 행동주의펀드와 의결권 자문사들이 숨은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SBS Biz 윤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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