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오류…내가 보고있는 아파트 시세, 지금은 정확할까?
SBS Biz 윤지혜
입력2024.03.14 11:38
수정2024.03.15 13:19
국토교통부가 한 달 전 도입한 차세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잘못된 부동산 가격 정보가 공개되면서 시장에 혼란이 나타났습니다.
국토부는 어제(13일) "오류 사항을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고, 오류가 발생한 건에 대해선 이미 정정해 공개 중"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토부에서 파악하지 못한 정보 오류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부동산 정보 앱·수요자 모두 국토부 데이터에만 의존해야
먼저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가 제공되는 절차상 허점때문입니다.
아파트 계약이 완료되면 공인중개사들은 30일 내에 계약을 국토부에 신고합니다. 이를 토대로 국토부가 원본 데이터를 수집한 뒤 시스템에 입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국토부 데이터는 24시간마다 직방, 호갱노노, 네이버 등 프롭테크업체들에 제공이 되는데, 프로테크업체들은 각자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부동산 시세를 정합니다.
수요자들은 부동산플랫폼 앱이나 네이버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시세를 확인하는 구조입니다.
시세 왜곡 없으려면 별도 검증 강화돼야
한마디로 프롭테크업체와 소비자들은 철저하게 국토부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토부가 부랴부랴 뒤늦게 시스템 검증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놓친 정보가 아직 남아있을 수 있다는 얘기죠. 이번에 오류가 알려지게된 것은 갑자기 5억원이 급등면서 눈에띄는 거래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지금 소비자들이 보고 있는 시세가 이미 한달 전에 국토부가 잘못 입력해 넘어온 정보라 하더라도, 만약 시세 오류가 5천만원 정도라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단순 시세 변동으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한 프롭테크 업체 고위 관계자도 "이미 국토부 자료를 받아 가공해 쓰고 있기 때문에 기본 데이터가 잘못 됐다면 업체 입장에서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2월 13일 이후 수기로 입력신청된 건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통해 오류사항을 정정했다"며 "현재 수기입력으로 신고되는 건에 대해 전담요원을 지정하고 검증 절차를 강화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 데이터를 수기로 입력해야만 하는 것일까
국토부는 "시스템 전환 초기에 수기로 직접 물건 정보를 입력한 경우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실거래가가 잘못 입력돼 시세가 5억원 차이난 마포구 아파트의 경우 수기 입력 과정에서 'T203동'이 '제티 203동'으로 기록돼 있었던 것입니다.
차세대 시스템은 주소를 불러온 뒤 가격을 입력하는 방식인데, 초기 시스템 부하로 주소가 뜨는데 시간이 걸리자, 이를 참지 못하고 수기 주소 입력을 한 경우에도 오류가 나타났습니다.
실거래가 신고 주체인 주택 매도·매수자 또는 공인중개사가 수기로 직접 물건 정보를 입력한 경우에도 건축물대장 정보와 연계되지 않아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차세대시스템 정보공개 전 충분한 검증기간 안 이뤄져
국토부는 2006년 구축한 부동산 거래관리시스템이 노후화하자, 문제점을 개선하고 정보 공개 범위를 넓히기 위해 시스템 전환을 추진했습니다. 18년만의 첫 개편입니다.
하지만 개편 뒤 정보가 공개되는 과정에서 별도의 검증 기간을 갖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류가 발생한 뒤 국토부는 프롭테크 업체들에 요청해 정정한 상태입니다.
초기 시스템 과부하로 차세대 시스템 도입 첫날 동사무소에서 확정일자를 받는데 3∼4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기자 국토부는 급히 서버를 증설하기도 했습니다.
국토부는 수기 입력 건에 대한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프롭테크 업체들과 데이터 오류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李대통령 "같은 일해도 비정규직에 더 줘야…최저임금 고집 버려야"
- 2.'내일부터 출근 평소보다 서둘러야 할지도'…지하철 무슨 일?
- 3.국민연금 30% 손해봐도 어쩔 수 없다…당장 돈이 급한데
- 4.롯데百 갔는데 "이런 복장으론 출입 불가"…무슨 옷이길래
- 5.당장 죽겠다, 국민 연금 30% 깎여도 어쩔 수 없다
- 6.실거주 안하는 외국인에게 칼 빼들었다…결국은
- 7.김포 집값 들썩이겠네…골드라인·인천지하철 2호선 연결 탄력
- 8.당첨되면 10억 돈방석…현금부자만 또 웃는다
- 9.'내일 마트로 달려가야겠네'…반값에 주부들 신났다
- 10."우리는 더 준다"..민생지원금 1인당 60만원 준다는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