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이마트 첫 적자…정용진 회장 '반전 카드'는?
SBS Biz 류선우
입력2024.03.14 10:30
수정2024.03.14 17:11
[앵커]
이마트는 쿠팡과 알리 등 플랫폼에 치이고 경기 부진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건설까지.
'신세계호' 곳곳에 빨간불이 켜진 와중에 정용진 회장이 키를 잡았습니다.
'정용진식' 위기 돌파법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CEO 교체' 카드를 꺼냈습니다.
류선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정용진 회장의 승진 얼마 만이죠?
[기자]
신세계에 입사한 지 28년 만이고 부회장에 오르고서는 18년 만입니다.
어머니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한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찌감치 후계자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동갑내기 '삼성가 3세'인데요.
지난 1995년 신세계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했습니다.
2년 만에 기획조정실 상무를 달았고 3년 뒤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거쳐 6년 뒤엔 부회장이 됐습니다.
[앵커]
그간 여동생 정유경 사장과 역할을 분담하는 구도였는데 이젠 그룹 전반을 책임진다는 게 분명해진 셈이네요?
[기자]
이번 인사에서 정유경 백화점 총괄사장은 변화가 없었다는 대목에서 그런 해석이 나옵니다.
신세계는 2011년에 마트와 호텔 부문, 그리고 백화점과 패션 부문으로 사업을 양분해 정 회장이 마트 호텔을 정 사장은 백화점 패션을 담당하며 2015년에 총괄사장이 됐습니다.
이런 남매 경영이 유지돼 오다 이번 인사로 '정용진 체제'로의 그룹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명희 총괄회장이 총괄회장직과 함께 총수 역할을 유지하기로 해 이전과 큰 틀에서의 그룹 체제 변화는 없을 거란 해석도 있습니다.
지분 구조 면에서 봐도 정 회장이 이마트 18.56%, 정 사장은 신세계 18.56%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은 두 회사 모두 10%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지금 회장에 올랐을까요?
인사 시점을 두고도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죠?
[기자]
정 회장은 승진 인사가 난 뒤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가 있으나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도 '위기'를 언급한 만큼 경영적으로 부담이 클 시점에 회장직에 오른 것을 두고 '왜 지금일까?'라는 말들도 나오는데요.
신세계 측은 "정 회장을 중심으로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정 회장의 경영 능력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있는데 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든다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건설사업이 그룹의 뇌관이죠?
[기자]
지난해 이마트 매출은 29조 4천억 원대로 역대 최대였지만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창사 이래 처음 5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봤습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00%를 넘겼는데요.
공사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이 선반영 된 결과입니다.
때문에 그룹이 2천억 원을 수혈하고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흡수합병 등 전사적으로 '건설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본업인 유통도 형편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요?
[기자]
비교 대상으로 늘 따라붙는 쿠팡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30조 원을 돌파하면서 이마트를 앞섰습니다.
고물가로 내수 둔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마트는 물론 SSG닷컴과 G마켓이 쿠팡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이커머스까지 복병으로 등장했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쿠팡마저 긴장시킬 정도로 국내 시장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 최근 정용진 회장 승진과 관련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승진보다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와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포럼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지난 5년간 59%, 10년간 70%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3%, 37% 각각 상승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앵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인데 특단의 반등 카드가 절실해 보이는데요?
[기자]
일단 이마트는 대형점포와 동네마트, 편의점 3사 간의 통합 작업 등을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주영훈 / NH투자증권 연구원 : 지난해 적자 대부분의 원인이 신세계건설에서 발생됐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똑같은 충격만 반복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올해) 흑자 전환의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고요. (유통시장의) 경쟁 강도가 여전히 좀 심한 상황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마트가) 효율화 작업을 좀 진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좀 지켜볼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신상필벌 카드도 꺼냈습니다.
실적 나쁜 계열사 CEO는 언제라도 교체할 수 있고 반대로 성과를 내면 확실한 보상을 해준다는 겁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임원진을 대상으로 이런 수시 인사제도를 시행해 내부 긴장감을 끌어올린단 전략입니다.
아무래도 신세계건설과 함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SG닷컴·G마켓 등이 첫 타깃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에 시장을 뺏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애국심으로 호소하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전통 유통 강자의 저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이마트는 쿠팡과 알리 등 플랫폼에 치이고 경기 부진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건설까지.
'신세계호' 곳곳에 빨간불이 켜진 와중에 정용진 회장이 키를 잡았습니다.
'정용진식' 위기 돌파법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CEO 교체' 카드를 꺼냈습니다.
류선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정용진 회장의 승진 얼마 만이죠?
[기자]
신세계에 입사한 지 28년 만이고 부회장에 오르고서는 18년 만입니다.
어머니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한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찌감치 후계자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동갑내기 '삼성가 3세'인데요.
지난 1995년 신세계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했습니다.
2년 만에 기획조정실 상무를 달았고 3년 뒤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거쳐 6년 뒤엔 부회장이 됐습니다.
[앵커]
그간 여동생 정유경 사장과 역할을 분담하는 구도였는데 이젠 그룹 전반을 책임진다는 게 분명해진 셈이네요?
[기자]
이번 인사에서 정유경 백화점 총괄사장은 변화가 없었다는 대목에서 그런 해석이 나옵니다.
신세계는 2011년에 마트와 호텔 부문, 그리고 백화점과 패션 부문으로 사업을 양분해 정 회장이 마트 호텔을 정 사장은 백화점 패션을 담당하며 2015년에 총괄사장이 됐습니다.
이런 남매 경영이 유지돼 오다 이번 인사로 '정용진 체제'로의 그룹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명희 총괄회장이 총괄회장직과 함께 총수 역할을 유지하기로 해 이전과 큰 틀에서의 그룹 체제 변화는 없을 거란 해석도 있습니다.
지분 구조 면에서 봐도 정 회장이 이마트 18.56%, 정 사장은 신세계 18.56%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은 두 회사 모두 10%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지금 회장에 올랐을까요?
인사 시점을 두고도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죠?
[기자]
정 회장은 승진 인사가 난 뒤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가 있으나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도 '위기'를 언급한 만큼 경영적으로 부담이 클 시점에 회장직에 오른 것을 두고 '왜 지금일까?'라는 말들도 나오는데요.
신세계 측은 "정 회장을 중심으로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정 회장의 경영 능력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있는데 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든다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건설사업이 그룹의 뇌관이죠?
[기자]
지난해 이마트 매출은 29조 4천억 원대로 역대 최대였지만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창사 이래 처음 5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봤습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00%를 넘겼는데요.
공사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이 선반영 된 결과입니다.
때문에 그룹이 2천억 원을 수혈하고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흡수합병 등 전사적으로 '건설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본업인 유통도 형편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요?
[기자]
비교 대상으로 늘 따라붙는 쿠팡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30조 원을 돌파하면서 이마트를 앞섰습니다.
고물가로 내수 둔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마트는 물론 SSG닷컴과 G마켓이 쿠팡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이커머스까지 복병으로 등장했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쿠팡마저 긴장시킬 정도로 국내 시장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 최근 정용진 회장 승진과 관련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승진보다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와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포럼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지난 5년간 59%, 10년간 70%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3%, 37% 각각 상승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앵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인데 특단의 반등 카드가 절실해 보이는데요?
[기자]
일단 이마트는 대형점포와 동네마트, 편의점 3사 간의 통합 작업 등을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주영훈 / NH투자증권 연구원 : 지난해 적자 대부분의 원인이 신세계건설에서 발생됐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똑같은 충격만 반복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올해) 흑자 전환의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고요. (유통시장의) 경쟁 강도가 여전히 좀 심한 상황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마트가) 효율화 작업을 좀 진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좀 지켜볼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신상필벌 카드도 꺼냈습니다.
실적 나쁜 계열사 CEO는 언제라도 교체할 수 있고 반대로 성과를 내면 확실한 보상을 해준다는 겁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임원진을 대상으로 이런 수시 인사제도를 시행해 내부 긴장감을 끌어올린단 전략입니다.
아무래도 신세계건설과 함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SG닷컴·G마켓 등이 첫 타깃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에 시장을 뺏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애국심으로 호소하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전통 유통 강자의 저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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