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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제기부터 고성까지 오간 '공매도 토론회'

SBS Biz 김동필
입력2024.03.13 17:16
수정2024.03.13 17:36


 개인투자자들 30여명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공매도 토론회 자리를 가졌습니다.

개인 투자자 패널들은 유동성공급자(LP) 등을 중심으로 불법 공매도가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며 조사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금감원은 재차 점검하는 한편,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에 대한 일정을 한두 달 내로 설명하는 자리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의도서 '공매도 토론회'…대학생·학계·업계·투자자 등 수십명 몰려
오늘(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는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이 열렸습니다.

금감원이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과 함께하는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토론회 개최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습니다.

현장엔 대학생 등 방청객 수십명과 학계, 업계 전문가 및 취재진이 몰리며 인산인해였습니다.

사회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의 대표이자 금감원 금융교육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전석재 대표가 맡았습니다.

이복현 원장과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등 당국 책임자를 비롯해 개인 투자자 대표로는 '배터리 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학계에선 강형구 한양대 교수, 윤성중 동국대 교수가, 업계에선 정병훈 NH투자증권 패시브솔루션부문장과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컨실팅본부장,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장, 남궁태형 준법감시인 등이 참석했습니다.

증권사와 날 선 신경전…발언 가로막고 고성까지
박 작가는 이날 공매도에 불법이 만연하다는 취지로 "토론이 아닌 수사대상"이라면서 연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공정한 공매도 환경이 조성돼야 공매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서 "유동성공급자(LP)·시장조성자(MM)의 시장교란 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인 만큼 이들에 대한 공매도 허용을 잠시 중단하고 제도를 손봐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산운용사와 결탁해서 LP가 공매도를 할 때 가격을 교란하는 행위가 불법이고, 부당한 것"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금감원에서는 말씀하신 LP에 의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있었는지 현장조사했지만, 그 동안은 불법이 적발되지 않았다"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구체적으로 말씀주신 부분은 거래소와 함께 나중에 조사해보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박 작가는 신한투자증권 관계자의 발언 때마다 "말이 안된다"라고 발언을 가로막는 등 격앙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에 사회자인 전 대표가 "우선 신한투자증권의 발언 차례니 발언을 먼저 듣고, 발언 기회를 드릴 때 다시 말씀해달라"라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박 작가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주식 매도 사건'의 원인이 신한투자증권에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후 이 전 회장의 분실 면허증으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해 벌인 범죄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박 작가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취지로 거듭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작가는 "말이 안되는 얘기를 왜 금감원에서 나서서 하는 지 모르겠다"라면서 "IP가 홍콩 혹은 중국인데, 면허증을 훔친 이가 거기까지 가서 팔았다는 것이냐. 다 팔지도 않고 일부만 판 뒤 찾지도 않았다.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정 대표 또한 "신한투자증권은 '공매도 특화 증권사'라고 불린다"라면서 "직접전용주문(DMA·Direct Market Access)을 통해 고빈도 단타 대량 거래와 무차입 공매도가 이뤄진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신한투자증권 측이 데이터를 통해 불법 공매도 의혹을 부인하며 "에코프로 건도 당일 저희 매도 물량도 크지 않았을 뿐더러 공매도 비중도 0.17%로 시장평균보다 낮아 주가 하락을 주도한 건 맞지않다. 경찰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설명을 시작하자 박 작가는 "호도하려 하지 말라"라면서 날을 세웠습니다.

임 본부장은 "공매도와 관련해 신한투자증권이 오해를 받는 원인 중 하나는 물량이 업권 수위권이기 때문인데, 데이터를 보면 저희 물량 중 전체 공매도 대금이 작년 기준으로 한 2.3% 정도로 오히려 시장 평균이나 전체 기관 투자자의 공매도 비율인 4% 이상보다 적다"라면서 "지난해 11월 14일 기준으로 그 이전 60일을 보면 신한의 자기 회사 공매도 거래량 0이었고, 즉 LP 유동성 공급자 거래량 전부 다 제로였다. 신한이 차지한 위탁매매 공여도도 10.7%로 그렇게까지 많지 않았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박 작가는 "이 자리가 신한투자증권의 자기변명을 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숫자가 맞지 않다"라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금감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의혹이 풀릴 수 있도록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DMA와 관련해선 공매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건 아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선 잘 들었다"라면서 "잘 점검하고 설명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금감원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여러 주장이 다양하게 나왔는데, 일부는 전제가 되는 사실이 아예 틀린 것들이 간혹 있었다"라면서 "다만 평가하기보다는 겸허하게 듣는 것이 의미가 더 큰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방안, 상반기 내로 설명"
금감원은 상반기 내로 공매도 거래 전산화 등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합쳐서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가능하다면 문제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라면서 "크게 보면 4~5개 정도 가능한 방안을 논의했고, 최근엔 선택지를 줄여 2~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상반기 내로 전산화와 관련된 부분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학계 의견이나 업계에서 준비하고 있는 부분, 다양한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실제로 기술적 비용 시스템 측면에서 구현 가능한지, 증권사 등에서 따라올 수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 지 등 여러 측면에서 고려하고 있다"라면서 "검토된 다양한 방안을 좀 더 정제된 방식으로 한, 두달 내로 자리를 마련해 국민들께 설명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학계에서는 가능한 전산화 시스템 방안에 대한 제언도 나왔습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 "모든 대차거래를 중앙에서 관리하는 안은 어려우니 자체적으로 전산을 관리하고 공매도 주문을 집행하는 증권사에서 차입 물량을 검증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면서 "제재와 관련해서는 내부통제 관련 직무 책무도를 활용해 회사에 대한 제재보다 임직원에 대한 제재로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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