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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수입 왜 어렵나 들어 봤더니…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3.11 16:11
수정2024.03.11 17:19

일각에서 가격이 오른 사과 수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당장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외래 병해충 유입 위험이 커 반드시 검역 협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역 절차를 무시했다가 병해충이 유입될 경우, 생산은 줄고 방제 비용은 늘어나 가격 인상과 경제적 피해가 커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산물 수입을 위한 수입 위험분석은 모두 8단계로 이뤄집니다. 분석 절차가 8단계나 되기 때문에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 진행한 위험분석 절차의 평균 소요 기간은 8.1년이고, 가장 빨리 끝난 중국산 체리도 3.7년이 걸렸습니다. 우리 농산물을 외국에 수출하기 위해 걸린 검역 협상 기간은 평균 7.8년이었고, 감귤은 뉴질랜드에 수출하기까지 23년이 소요됐습니다. 

사과의 경우 현재 11개국과 검역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검역 협상이 마무리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습니다. 11개국 중 절차가 가장 많이 진행된 곳은 일본으로, 지난 1992년 신청이 받아들여진 이후 5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1993년 검역을 신청한 미국은 2단계이고 뉴질랜드(2008년 신청)와 독일(2016년 신청)은 각각 3단계입니다. 11개국 중 1989년 가장 먼저 검역 절차에 착수해달라고 요청한 호주 그리고 중국, 남아공(2004)도 모두 1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검역당국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이런 검역 절차를 무시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외래 병해충이 유입될 경우 농산물 생산이 줄고 방제 비용은 늘어 농가 피해가 불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사과를 통해서는 과실파리류, 잎말이나방류 등이 국내에 유입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병해충이 유입되면 파프리카, 배, 딸기, 포도, 감귤, 단감 등의 수출이 전면 중단되고 수출 재개까지 긴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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