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진흥원 김 대리' 사칭에 속아 입금…피해액 2천억원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3.07 10:43
수정2024.03.07 14:31
#. 지난해 8월 A씨는 온라인 서민금융 대출광고를 보고 연락처를 남겼고, 다음날 '서민금융진흥원 김00 대리'로 자신을 소개한 사기범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기존의 카드 대출금 3천만원을 상환하면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카드사 직원이 직접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는 직원을 사칭하는 자에게 3천만원을 내줬으며, 또 다른 사기범 일당이 00은행 서민금융 담당 직원을 사칭해 1천만원 입금을 해야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면서 총 4천만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런 공공기관 사칭이 늘며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전년 대비 35% 넘게 늘며 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7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천965억원으로 전년보다 514억원, 35.4% 증가했습니다.
피해자 수는 10% 감소했지만, 1천만원 이상 '고액 피해사례'가 특히 늘어났습니다. 1인당 피해액은 지난 2022년 1천130만원 수준에서 대폭 늘어난 1천71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유형별로 보면 대출빙자형이 35.2%로 가장 많았고 가족과 지인을 사칭하는 메신저 피싱이 33.7%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 피해가 모든 연령대에 걸쳐 증가하며 피해 비중의 31.1%를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URL이 포함된 스미싱 문자를 활용하는 수법으로 진화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습니다.
연령별로는 여전히 50대와 60대 이상이 각각 560억원, 704억원의 피해를 보며 전체 피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20대 이하와 30대의 피해액도 지난해 각각 139억원, 135억원으로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금감원은 "20대 이하 피해자 대부분은 정부·기관사칭형 사기수법에 당한다"며 "주택이나 생활자금 수요가 많은 30대, 40대는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며 기존 대출 상환 또는 수수료 선입금을 요구하는 대출빙자형에 취약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50대, 60대 이상의 경우 메신저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제고되면서 피해규모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금 입금액은 1천418억원으로 여전히 72%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보인 가운데 농협, 새마을금고, 우정사업본부, 신협, 수협, 저축은행 등을 통한 피해금 입금액은 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억원이나 증가했습니다.
사기이용계좌 중 인터넷전문은행 비중은 감소했지만, 상호금융조합을 비롯한 중소서민금융권 비중이 증가하는 등의 풍선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피해액 약 2천억원 가운데 652억원은 피해자에게 환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통합신고대응센터(112)' 개소로 보이스피싱 구제절차가 일원화되면서 신속한 지급정지가 가능해지면서 환급률은 7.1% 올라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제공과 자금 이체 요청은 무조건 거절해야 하며 출처가 불분명한 URL 주소는 누르지 말고, 피해금을 송금한 경우 즉시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하라고 안내했습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라면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하고, 명의 도용 계좌나 개통된 휴대전화가 있는지 확인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대책으로 금융권의 24시간 대응체계 안착을 지원하고,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등의 사기수법 대응을 강화합니다. 관계부처와 협업해 정부기관 문자에는 안심마크를 표기하는 제도를 확대 추진합니다.
또 비대면 금융사고 피해에 대한 자율배상을 실시하고, 보이스피싱 대응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뿐 아니라 생애주기별 맞춤형 보이스피싱 피해예방교육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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