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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값이 14주 연속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41주 동안 상승하면서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 A아파트’ 전용면적 75㎡는 지난해 12월 3억원에 매매된 뒤 바로 2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세금 등 비용을 제외하고, 3000만원에 아파트를 매입한 것입니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은 2021년 7월 4억17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당시 전세 시세는 1억9000만원가량으로 갭투자를 위해서는 2억2000만원가량이 필요했습니다. 

매맷값이 내리고 전셋값이 오르면서 갭투자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B 아파트' 전용 83㎡도 지난 1월 7억8000만원에 거래된 뒤 3주 만에 5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매수자는 2억10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셈입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6개월 동안 이런 갭투자 매매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147건)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2783건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5.3%가 갭투자였습니다. 이어 충남 천안시 서북구(147건), 경남 김해시(132건), 충남 아산시(127건), 인천 서구(125건) 등에서도 갭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는 같은 기간 노원구(73건), 송파구(60건), 강동구(59건) 등에서 갭투자가 많았습니다. 

실제 갭투자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실은 매매가 이뤄진 뒤 곧바로(3개월 이내) 해당 가구에 전·월세 계약이 체결되면 갭투자로 분류해 집계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월세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아파트를 매수한 것도 ‘갭투자’로 보지만, 이런 사례는 포함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처럼 갭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는 늘고 있는데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1월 5만4500여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 들어 (3월 6일 기준) 3만2300여건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6일 기준 전주대비 0.05%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5월 넷째주 이후 41주 연속 상승한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갭을 수치로 나타낸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최근 오름세입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66.5%로 지난해 8월(65.8%) 이후 7개월째 상승 중입니다. 서울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오름세(50.9→52.4%)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