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 작년 이자만 '6조원' …250조 빚 어쩌나
SBS Biz 문세영
입력2024.03.03 11:22
수정2024.03.03 13:18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2021∼2023년 두 회사가 원가 밑으로 전기·가스를 공급해 대규모 손실이 누적된 결과입니다.
오늘(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를 더하면 249조8천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한전 부채는 202조4천억원으로 전년의 192조8천억원보다 9조6천억원 증가하면서 2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두 회사의 작년 이자 비용은 전년보다 2조3천억원(62%) 증가한 6조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작년 이자 비용은 한전 4조4천억원, 가스공사 1조6천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57%, 75% 증가했습니다.
두 기업이 대규모 '이자 폭탄'을 맞은 것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2021∼2022년 쌓인 수십조원대의 누적 적자가 그대로 남았고, 상당 폭의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도 수익 구조가 정상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에는 평균 적용 금리도 전년보다 높았습니다.
한전은 작년 3분기부터 분기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지만, 작년 한 해 여전히 4조6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이에 한전은 한전채를 발행하는 등 21조6천억원을 차입해 전기를 사거나 송·배전망 건설 등 시설 투자에 썼습니다.
2022년 이후 6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이 손해를 보고 전기를 파는 국면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2021∼2023년 43조원의 누적 적자는 고스란히 한전의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남습니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 계획에 따르면 200조원을 막 넘긴 총부채는 2027년 226조3천억원까지 늘 전망입니다.
2023∼2027년 한전이 부담할 이자는 총 24조원입니다. 연 평균 4조∼5조원이 이자로만 나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작년 실제 4조4천억원의 이자가 쓰이면서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됐습니다.
따라서 올해 한전이 시장 전망대로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 비용으로 4조∼5조원을 지출하면 순손실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전과 달리 요금이 아직 원가 이하인 가스공사는 재무 위기 해법 마련이 더 어렵습니다.
가스공사는 작년 1조5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로 1조5천원이 빠져나가 결국 7천억원대 순손실을 냈습니다.
가스공사가 채택한 독특한 회계 구조까지 고려하면 가스공사의 실제 적자 폭은 훨씬 큽니다.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장부에 적어 놓은 미수금은 2023년 말 기준 15조7천원으로 전년보다 3조7천억원 증가했습니다.
일반 기업 회계를 적용하면 가스공사는 작년 2조원대 영업손실, 4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됩니다.
당초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 쌓인 이들 공사의 누적적자와 미수금을 해소하고자 에너지 요금 인상 로드맵을 마련했고, 실제 전기·가스 요금을 상당 폭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당초 제시한 수준만큼 요금을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에 4월 총선을 앞두고 관련 에너지 가격을 포함한 공공요금 현실화 논의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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