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포스코퓨처엠, 아프리카산 천연흑연 대량 계약
SBS Biz 배진솔
입력2024.03.01 14:39
수정2024.03.01 14:49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호주 광산 업체로부터 음극재 제조용 아프리카산 천연흑연을 대량으로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은 그간 음극재 제조에 쓰이는 천연흑연 원료를 전량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차원의 중요 성과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호주 광산업체인 시라 리소시스는 1일(현지시간) 자국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아프리카 모잠비크 발라마 광산에서 채굴하는 흑연을 포스코퓨처엠에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약 물량은 연간 2만4천∼6만t 선에서 고객사인 포스코퓨처엠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계약 기간은 고객사 요청 이후 6년간으로 하되 요청 시점은 늦어도 2025년까지는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거래 가격은 객관적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제품 품질과 거래량 등을 바탕으로 양사가 분기마다 협의해 정하기로 했습니다.
계약상으로 포스코퓨처엠은 내년부터는 첫해 2만4천t을 시작으로 이후 연간 최대 6만t의 천연흑연 원료를 들여와 음극재 제조에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6만t의 천연흑연 원료로 3만t가량의 천연흑연 음극재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천연흑연 음극재 연간 생산 능력인 7만4천t의 40% 수준입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에 전량 의존하던 천연흑연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간 포스코퓨처엠은 광산에서 캐낸 천연흑연(인상흑연)을 1차로 둥글게 가공해 놓은 구상흑연을 중국에서 수입해 세종 공장에서 음극재 제품을 만들어왔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대립 국면에서 IRA를 도입하는 등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중국이 이에 반발해 수출 통제 강화로 흑연 등 핵심 광물 자원을 무기화하는 추세 속에서 흑연은 특히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품목으로 부상했습니다.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2025년부터 배터리에 '외국 우려 기업'(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써서는 안 됩니다.
포스코퓨처엠이 광산에서 캐낸 인상흑연을 대량으로 들여오기로 한 것은 아직 국내에 없는 구상(구형)흑연 가공 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조만간 포스코퓨처엠이 국내에 인상흑연을 구상흑연으로 가공하는 설비를 증설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실제 지난 1월 기업설명(IR) 자료에서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제품 생산과 관련해 구상흑연을 자체 제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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