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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내년 한강에 뜰 하늘 택시…조용하고 빠르게 도심 누빈다

SBS Biz 신성우
입력2024.02.29 15:48
수정2024.03.03 11:00

하늘을 나는 택시라고도 불리는 도심항공교통, UAM.

내년 말 일부 노선 상용화를 목표로 시험 비행에 돌입합니다. 개활지가 많아 시험 비행에 최적의 장소인 전라남도 고흥드론센터에서 실증 1단계 작업을 수행합니다.

실증 1단계를 통과하면 오는 8월부터 인천 아라뱃길 상공에서 실증에 돌입하고, 이후 내년 4월부터는 한강 상공에서 시험 무대에 오릅니다.

수직 이·착륙하는 작은 비행기…비행 중 소음 크지 않아

고흥드론센터에서 본 UAM의 첫 인상은 '별명과 다르게 경비행기 또는 헬기에 가깝다'였습니다.

총 중량 650kg, 전장 약 6m, 날개폭 7m 수준으로 비행기나 헬리콥터라고 보기에는 작았지만, 생김새는 택시보다는 비행체였습니다.

반면, 비행 모습은 오히려 드론에 가까웠습니다. 활주로를 달려 비행하는 것이 아닌, 드론처럼 수직으로 이륙하고 착륙합니다.

이날 선 보인 시험 비행에서는 4km의 경로를 3회 선회해 총 12km를 비행했습니다. 비행 시 소음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로, 무인비행으로 진행됐습니다.

UAM이 상용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안전과 더불어 소음입니다. 도심 내에서 비행하는 만큼 일상 생활에 소음으로 인한 지장이 없어야 합니다.

우려보단 실제 비행 시 소음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이륙 시와 착륙 시에는 어느 정도 소음이 있었지만, 비행 중에는 체감 상 드론이 날아다닐 때의 소음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이날 시험 비행은 고도 약 100m에서 최대 속도 시속 170km 수준으로 이뤄졌습니다. 상용화 단계에서는 군이 쓰고 있는 항공망을 피해 300m 상공을 날 예정이라 실제로는 이보다 소음이 더 적을 듯 합니다. 

시험 비행한 기체의 소음은 수치상으로 130m 상공에서 160km/h의 속도로 운항할 때 61.5dBA 수준이라고 합니다. 헬리콥터 비행 소음이 80~85dBA 수준이고, 일반 도시소음은 65dBA 정도입니다.

비행 중 소음은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착륙 시 소음을 상용화까지 얼마나 줄이냐가 관건입니다.

기체 안전성·통합 운용능력·소음 등 테스트
[실증을 준비 중인 모습]

고흥에서의 1단계 실증은 대략 9가지 시나리오, 47개의 세부 항목으로 진행됩니다.

지상과의 교신이 끊어질 경우, 비행 중 전방에 갑자기 물체가 나타났을 경우 등 가상의 상황을 정하고, 그에 맞춰 기체의 안전성과 통합 운용능력, 소음 등을 테스트합니다.

실증에는 총 7개 컨소시엄, 46개 기업이 참여합니다. 기체를 만드는 제작사부터, 통신망을 구축하는 통신사, 이·착륙장을 짓는 건설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가장 먼저 1단계 실증을 시작하는 곳은 K-UAM One Team 컨소시엄(현대자동차·KT·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현대건설)입니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실증을 준비하기 위해 벌써 비행장 주변에 구축된 컨테이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흡사 작은 관제 센터를 보는 듯 했습니다.

실제 실증에 돌입하면, 이곳에서 이·착륙 관리부터 비행, 기체 상태 모니터링, 운항 감시, 외부 환경 모니터링 등 실제 UAM이 비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작업을 테스트하고 기록하게 됩니다. 실제 비행하는 것과 최대한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하는 것입니다.

기록된 데이터는 향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평가 시 활용합니다. 평가를 통과하면, 2단계 실증으로 넘어가 수도권에서 비행할 수 있게 됩니다.

700조 시장 잡아라…기체 제작사부터 통신사까지 '각축전'

UAM 실증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각자 맡은 바는 다르지만, 목표는 같았습니다. 빠른 상용화를 통해 향후 커 갈 UAM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40년 약 6천9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731조원 규모로 전망됩니다.

한화시스템, 티맵 모빌리티 등과 함께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꾸린 SKT는 상용화에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은 미국 기체 제작사, 조비에비에이션이 개발한 기체를 활용해 실증에 참여합니다.

김정일 SKT 부사장은 "4월 중 조비에비에이션이 실증용 기체 개발을 완료하고 이후 국내에서 1단계 실증에 돌입할 것"이라며, "가장 빠르게 기체를 개발 중인 제작사, 조비에비에이션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빠르게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2026년, 2027년쯤 컨소시엄 내 한화시스템에서도 기체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쪽 기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체 개발이 상대적으로 더딘 현대자동차는 UAM과 육상 모빌리티 간의 연결성에 중점을 뒀습니다. 현대차 슈퍼널은 오는 2028년 UAM 기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1단계 실증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기체로 참여합니다.

김철웅 현대차 상무는 "UAM이 상용화돼 고객들이 서비스를 누리는 시점이 되면 Maas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Maas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연계해 예약, 결제 등을 제공하는 현대차의 서비스입니다. UAM과 육상 교통 수단을 연결해 UAM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민·관이 함께 뛰어들며 상용화가 성큼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UAM에 대한 우려는 크고 남은 과제는 많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UAM이 안전성, 소음 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상용화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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