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빈자리 꿰찬 네이버 '치지직'…마주할 과제는?
SBS Biz 이민후
입력2024.02.27 14:20
수정2024.02.27 16:22
게이밍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오늘(27일) 철수를 앞둔 가운데 네이버는 실시간 스트리밍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네이버의 게이밍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트위치 철수와 맞물려 빈자리를 꿰찬 가운데 과제는 남았습니다.
오늘(27일)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한국을 가입 국가로 선택한 스트리머는 스트리밍은 가능한 상황에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합니다. 오는 6월 4일에는 제휴사와 파트너사 모두 트위치에서 탈퇴되면서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합니다.
이에 따라 치지직이 대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인터넷방송 통계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에 따르면 치지직은 최근 일주일 사이 최고 어제(26일) 시청자 수 20만3천399명을 기록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 기준 최고 시청자 수(14만3천586명)보다 약 6만명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TV는 35만6475명에서 40만2천170명으로 약 4만5천명이 증가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아프리카TV의 지난달 월이용자수(MAU)는 243만명인데 치지직은 166만명 수준으로 격차 폭을 좁히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어제(26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핵심 기능 업데이트로 '구독', '개별영상후원', '추가 카테고리 탐색' 등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구독 기능을 통해 자신이 응원하는 스트리머에게 매달 정기 후원을 할 수 있습니다. 구독 시청자에게는 광고 없이 방송을 시청하거나, 전용 이모티콘 배지 등을 제공합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위치 이용자 대부분은 치지직으로 이동할 전망"이라면서 "1~2월 트래픽 증가 규모는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이 유사했으나 아프리카TV의 증가는 트래픽 규모가 큰 우왁굳, 이세돌의 영향이 컸으며 현재 트위치에 남은 스트리머들은 대부분 치지직과 동시 송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인 치지직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지직은 지난 19일 비공개 베타 테스트에서 오픈 베타 테스트로 전환하면서 스트리머 누구나 방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정식 출시 시점은 4월이 예상됩니다.
현재 방송 환경·스트리밍 유용 기능 등 인프라에서는 아프리카가 앞서고 스트리머의 창작지원은 치지직이 앞서는 상황입니다. 치지직은 앞서 스트리머를 지원하기 위해 총 50억원 규모의 스트리머 지원 사업을 공표했습니다. 콘텐츠 제작비 지원에 20억원을 쏟고 스트리머 참여 행사와 상품 제작에 30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앞에선 스트리밍·뒤에선 커머스…유튜브 견제 나선다
네이버가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출시하면서 아프리카TV와 전면전이 가시화된 가운데 유튜브의 아성을 넘을지도 변수입니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아 플랫폼 내 서비스와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게임 기반의 커뮤니티와 커머스, 간편 결제 등의 서비스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치지직의 후원수단인 '치즈'를 네이버 페이와 연동해 페이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치즈를 충전할 때는 결제금액의 1%가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됩니다.
현재 치지직은 플랫폼에서 '네이버 게임', 'e스포츠', '오리지널 시리즈', '치지직 라운지' 등 종합 게임 플랫폼으로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일단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을 포함한 게이밍 플랫폼의 기능을 키우는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동영상 플랫폼 확대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유튜브의 성장세는 네이버로써 피하기 어려운 숙제입니다. 유튜브는 쇼츠, 라이브커머스 '유튜브쇼핑' 등 동영상을 기반으로 커머스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커머스 사업을 신설해 기존의 광고 수익 외에도 커머스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치지직을 통해 젊은 세대를 끌어안는 것이 새로운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네이버·게임사, 윈-윈 관계일까?
치지직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의 대안으로 떠오르자 게임업계에서도 시너지를 위한 협력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윈-윈 관계인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넷마블은 지난 14일 치지직에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선제적으로 공식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넷마블은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뉴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치지직 공식 채널을 통해서도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과 스트리머 협업 프로그램 등을 적극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넷마블은 해당 채널을 통해 오는 4월 출시 예정인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미디어 쇼케이스를 실시간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퍼블리싱 위주의 게임을 전개하는 넷마블의 입장에서는 다수의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홍보 플랫폼으로 치지직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체 지적재산권(IP)보다 외부 IP 수급을 통해 다작에 힘쓰는 넷마블 입장에서는 네이버의 소통 채널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앞선 셈입니다.
물론, 유튜브를 선택한 게임사도 다수 존재합니다. '로스트아크'를 만든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유튜브에서 로스트아크의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FC온라인 등의 패치노트·소통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도 나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게임 커뮤니티까지 침범해 종속된다는 점에서 우려는 있다"며 "일부 게임사는 유저들과의 직접적인 피드백을 위해 자체 커뮤니티를 키우는 등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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