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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일자리 비중 OECD 최하…입시과열·저출산 야기"

SBS Biz 정윤형
입력2024.02.27 13:15
수정2024.02.27 14:04

[출근하는 직장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기업 일자리 부족으로 입시경쟁과 사교육 과열, 저출산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업체 규모가 커지는 등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고영선 선임연구위원은 오늘(27일) KDI FOCUS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규모 큰 사업체일수록 임금 높고 근로조건 양호해
보고서에 따르면 규모가 큰 사업체일수록 임금이 높고 근로조건을 양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2년 기준 5~9인 사업체의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했습니다.

근로조건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모습을 보였는데 출산전후휴가 및 육아휴직의 예를 살펴보면 필요한 사람이 전혀 사용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10~29인 기업에서 5.9%, 5~9인 기업에선 11.6%인 반면 100~299인 기업에선 0.2%, 300인 이상 기업에선 0.5%였습니다.

규모 큰 회사 비중, OECD회원국 중 최하위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규모가 큰 회사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250인을 기준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는데 우리나라는 250인 이상 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OECD 최하위였습니다.

이 비중이 우리나라에서는 14%인 데 반해 독일에서는 41%에 달했고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은 독일보다도 높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일자리 부족이 사회문제 야기
보고서는 대기업 일자리가 부족함에 따라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예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자 입시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상위권 대학 졸업생과 하위권 간의 임금격차가 크기 때문에 입시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일반 대학을 수능성적에 따라 5개 분위로 구분한 후, 각 분위 대학 졸업생들의 평균 임금을 연령에 따라 계산하고 최저분위인 1분위와의 차이를 구한 결과 1분위 대비 5분위의 임금 프리미엄이 40~44세 구간에서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1분위 졸업자들이 5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면 5분위 졸업자들은 7500만원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또 저출산 문제도 대기업 일자리 부족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모성보호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집중도 결국은 비수도권에서 대기업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의 규모화 위해 정부가 나서야

보고서는 사업체 규모가 커야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정부는 기업의 규모화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효과성을 점검하고 기업의 성장을 막는다면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정책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도 이런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수정 ·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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