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공기업, 밸류업 단물만 쏙…주주환원 기대 요원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2.27 07:22
수정2024.02.27 09:29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힘입어 주가가 뛴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상장 공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금 인상 지연 등 수년 동안 누적된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 충격으로 인해 배당 확대 등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26일 전장보다 5.52% 오른 2만 4천85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난달 17일 이후 30% 넘게 급등했습니다.
가스공사 주가도 같은 기간 20.8% 올랐고, 상대적으로 시총이 작은 지역난방공사 주가는 무려 64.8% 급등했습니다.
증권가는 공기업 경영평가 기준에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포함시키는 등 정부 주도의 주주환원 정책이 시행되면, 이들 공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거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재무 위기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이른 시일 내 투자자들의 주주 환원 기대에 부응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합니다.
실제로 한전은 2022년 32조 6천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역대 최악의 '적자 늪'에 빠졌고 작년에도 4조 5천6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또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둔 가스공사는 지난해 3분기 말 미수금 규모만 무려 12조 5천20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가스공사 같은 경우 여전히 원가의 80% 수준으로 고객들에게 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한전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복수의 증권사 유틸리티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요금 현실화 등 정책의 정당성을 높여주는 이벤트와 공기업의 구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고 이들 에너지 공기업 역시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다"며 "지금 같은 사업 구조라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른 터라 주가 반등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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