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은행 대출한도 큰 폭 감소…'스트레스 DSR' 첫 적용 여파
SBS Biz 김종윤
입력2024.02.25 09:26
수정2024.02.25 20:41
금리까지 고려해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면서 5천만원 연봉자의 최대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이전보다 수 천만원씩 깎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26일부터 일제히 새로 취급하는 주택담보(오피스텔 포함) 가계대출의 DSR을 '스트레스 금리' 기준으로 산출합니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권에서는 대출자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에서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실제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했지만, 26일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는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따집니다.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늘어날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반영해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의 상환 능력을 깐깐하게 보면서, 새 DSR 규제에 따라 산출되는 대출 한도가 기존 방식보다 줄어들게 됩니다.
한 시중은행 모의실험에서는 실제 연봉 5천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스트레스 DSR 적용에 따라 26일부터 대출 한도가 2천만원 정도 줄어듭니다.
기존 DSR 산출 방식으로는 현재 5.0%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로 DSR 40%(연봉의 40%·2천만원)를 채우면, 최대 3억4천500만원(연간 원리금 1천996만원=원금 862만5천원+이자 1천133만7천원)까지 빌렸지만, 26일부터는 현재 금리가 5.0%라도 은행은 여기에 0.38%포인트(p)를 더한 5.38%를 기준으로 DSR을 계산합니다.
5.38%의 금리 조건에서 A씨의 최대 주택담보대출은 3억2천800만원으로, 기존 방식(3억4천500만원)보다 1천700만원 깎입니다.
올해 하반기 이후 스트레스 DSR 체계는 2단계(2024년 7월 1일∼12월 31일), 3단계(2025년 1월 1일 이후)로 넘어가면 대출 한도 축소 폭은 더 커집니다.
스트레스 금리의 반영 비율이 1단계 25%에서 2단계 50%, 3단계 100%로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A씨가 변동금리를 적용한다면, 앞으로 10개월 사이 최대 대출액이 6천100만원(3억4천500만원→2억8천400만원)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2단계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은행권 신용대출과 은행 외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고, 3단계에서는 적용 범위가 모든 가계대출로 넓어지는 만큼 갈수록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전체 대출 한도가 확연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스트레스 DSR 적용에 최근 시중은행의 인위적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자금융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 창구 문턱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30%p 올릴 예정이고, 신한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각 0.05∼0.20%p 인상했습니다.
은행들이 코픽스(COFIX)나 은행채 등 지표금리 흐름과 상관없이 가산금리를 더하거나 우대금리를 깎아 금리를 올리는 것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갈아타기 대출' 유치 경쟁 등으로 연초부터 가계대출이 적지 않게 불어났기 때문입니다.
금융 당국도 20일 열린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 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과도한 금융회사 등에 대해 자체 관리 방안 등을 신속히 협의해나갈 방침"이라고 압박한 만큼, 은행은 금리라도 올려 가계대출 수요를 억누를 수밖에 없습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1천30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월 말(695조3천143억원)보다는 1천840억원 줄었지만, 작년 말(692조4천94억원)과 비교하면 2조7천209억원(0.39%) 늘었습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535조6천308억원)의 경우 1월 말(543조3천251억원)보다 1조3천57억원 많고, 지난해 말(529조8천922억원) 이후 불과 한 달 20여일 사이 5조7천386억원(1.08%) 더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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