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1명 '주 48시간' 이상…뇌졸중 위험도 최대 5배
SBS Biz 오정인
입력2024.02.23 11:14
수정2024.02.23 19:28
근로자 5명 중 1명은 일주일에 48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시간 근로 비중이 적은 유럽 국가에 비해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등 질병 발생 위험도가 5배 가까이 높았는데요.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리뷰 2024년 2월호'를 통해 '한국의 장시간 노동 현황과 건강'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주 48시간 이상' 17.5%…뇌졸중 위험도↑
일주일에 48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 비중은 17.5%, 연평균 노동시간은 1천901시간으로 집계됐습니다.
연평균 노동시간이 한국과 비슷한 미국(1천811시간)의 경우 장시간 근로자 비중은 14.5%였고, 그리스(1천886시간)도 12.6%로 한국보다 낮았습니다. 연평균 노동시간이 1천607시간인 일본의 장시간 근로자 비중도 15.0%로 한국과 2.5%p 차이가 났습니다.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등 발생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험요인이 전체 인구집단에서 질병 발생에 기여하는 부분을 측정한 '인구집단기여위험도'를 살펴보면, 장시간 근로에 적게 노출된 국가일수록 뇌졸중, 심장질환 발생 사망 가능성이 낮았습니다.
한국의 장시간 노동에 따른 인구집단기여위험도는 뇌졸중 6.2%, 심장질환 3.4%으로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 비중이 낮은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인구집단기여위험도는 뇌졸중 4.4%, 심장질환 2.4%로 한국보다 낮았습니다. 위험도가 가장 낮은 핀란드와 한국의 차이는 최대 5배에 달했습니다. 핀란드의 인구집단기여위험도는 뇌졸중 1.3%, 심장질환 0.8%에 그쳤습니다.
"건강하다" 34% 불과…OECD의 '절반'
장시간 근로자 비중에 따라 근로자가 정신적으로 자각하는 건강정도와 자살률에서도 국가별 차이가 있었습니다.
건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좋음 또는 더 나은 건강 상태(매우 좋음)'이라고 답한 '자각 건강'은 한국이 34.0%로 집계됐습니다. 핀란드는 68.0%, 독일 66.0%으로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 비중이 낮은 나라들과 두배 가까이 낮았습니다.
자각 건강이 높은 국가들은 자살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각 건강이 낮은 한국의 경우 자살률은 25.2%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핀란드는 12.9%, 독일은 9.7%에 그쳤고 일본(15.4%), 호주(12.4%) 등과도 차이가 컸습니다. OECD평균은 10.7%로 한국과 14.5%p 차이가 났습니다.
우울감·경제적 어려움에 '자살충동비율' 증가
한국의 자살률은 감소세지만 자살충동비율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5.1%에서 지난 2022년 5.7%로 증가했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살충동이유로는 ▲신체적·정신적 질환 및 우울감(35.4%) ▲경제적 어려움(27.6%) ▲직장문제(11.1%) 순이 꼽혔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것과 함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선 일과 삶의 균형 정책을 포함한 지역커뮤니티 사업 활성화와 중앙정부에서 적극적인 정신건강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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