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부동산 신탁사 작년 순익 60% 뚝…신탁업계 풍전등화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2.21 09:48
수정2024.02.21 09:55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업황 악화로 지난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총합은 2천491억 원으로 직전년도 연간 당기순이익 총합 6천426억 원과 비교해 61.2% 급감했습니다. 

회사별로는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이 지난해 연간 각각 841억 원, 2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회사는 2022년에는 각각 677억 원, 303억원 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이와 함께 무궁화신탁(-89.3%), 코람코자산신탁(-89.1%), 대한토지신탁(-55.4%), 코리아신탁(-47.0%), 우리자산신탁(-46.6%) 등 9곳은 연간 당기순이익이 1년새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난 곳은 대신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3곳에 불과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신탁사 수익성 제고에 기여했던 책임준공 관리형 신탁 방식의 사업이 부실해지면서 관련 대출채권 손실이 대거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책준형 신탁은 신용등급이 낮아 대주단 돈을 빌려오기 어려운 중소형 건설사들이 많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금투협에 따르면 신탁사들의 책준형 수탁고는 2020년 말 8조2천942억원에서 2022년 말 18조1천298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위험 발생 빈도가 낮기 때문에 신탁사는 그간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많은 수주를 따낼 수 있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는 사업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신탁사들에 큰 압박으로 돌아오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신탁사의 실적 저하는 신용등급 강등과 그로 인한 자본 조달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자산총계 기준 업계 1위인 한국토지신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시켰습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직후 한국토지신탁은 총 1천억 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량이 380억 원에 그치는 미매각을 겪기도 했습니다.

업계는 이 같은 위기가 다른 신탁사로 확산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한신평은 KB부동산신탁에 대해 "신탁계정대여금 증가와 대규모 대손비용 인식에 따른 자본감소 영향이 일시에 인식되며 부채비율이 200%(작년 말 기준)를 웃도는 상황"이라며 "재무구조가 급격히 저하된 점을 감안해 향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조슬기다른기사
'충격'의 코스피 2400도 붕괴…'금리인하 신중' 파월에 뉴욕증시 하락
빗썸, 3분기 영업익 74억 '흑자전환'…점유율 40%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