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이자 못 버티겠다…기업들 "빚부터 갚자"
SBS Biz 김성훈
입력2024.02.21 07:46
수정2024.02.21 09:18
지난해 기업이 예금주인 예금은행의 원화예금 잔액이 19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업의 원화예금 잔액은 637조 5천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조 8천260억 원, 0.9%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가계 예금 잔액이 853억 8천140억 원에서 925조 9천810억 원으로 8.5% 증가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기업 예금 잔액이 감소한 건 지난 2004년 말 135조 8천12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4조 7천70억 원(2.9%) 줄어든 이후 처음입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5년 이후 기업 예금 잔액이 줄어든 건 2004년과 지난해뿐인 만큼 이례적으로 평가됩니다.
이는 기업들이 요구불 예금과 저축성 예금에서 동시에 돈을 인출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기업의 요구불 예금 잔액은 115조 61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조 2천280억 원(1.1%) 감소했고, 저축성 예금 잔액도 522조 4천410억 원으로 4조 5천980억 원(0.9%) 줄었습니다.
요구불 예금은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을, 저축성 예금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등을 각각 포함합니다.
지난해 기업 대출이 계속 늘고 연체율도 함께 오른 것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이자 갚기에도 빠듯해 예금을 늘릴 여력이 없어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연 5.31%로, 2012년(5.4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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