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5년 전 축구장 1700개 규모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도 고성 산불 기억하시나요. 

당시 국내 한 보험사가 피해를 본 계약자들에게 총 100억 원 규모의 보험금을 지급한 후 과실이 있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를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절반만 돌려받게 됐습니다. 

박규준 기자, 2019년 고성 산불 관련 최근 소송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의 최종 결론이 최근, 나왔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18일 한전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한화손보 '일부 승소'인 원심을 유지한 건데, 하지만 내용을 보면 한화손보는 절반의 승리에 가깝습니다. 

한화손보가 한전에 요구한 구상금 106억 원 중 절반인 57억 원만 돌려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1심 이후 한전은 이 돈을 가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전과 한화손보 모두 상고를 포기 한 만큼, 해당 구상금 규모는 최종 확정됐습니다. 

[앵커] 

한전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는데도 금액은 절반만 인정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산불피해에 대한 한전의 과실이 100%가 아니라고,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한전이 소유한 전신주의 설치상 하자로 산불이 발생했다"면서도 "강풍이라는 자연력도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됐다"라고 봤습니다. 

또 "한전의 중대한 과실로 산불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한전의 손해배상액 자체를 한화손보 피보험자들 손해액의 50%로 제한한 겁니다. 

한편, 같은 사건에서 DB손해보험도 한전에 약 1억 3천만 원 구상금을 요구했지만, 지난해 11월 1심 법원은 약 7천만 원만 인정했습니다. 

한전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입니다. 

SBS Biz 박규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