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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2K, 희비 가른 '과금' 방식…사령탑 교체 후 中 시장서 숨 고르기

SBS Biz 이민후
입력2024.02.13 18:24
수정2024.02.14 15:24


국내 게임 업계에서 3N2K로 불리는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등 주요 5개 게임사가 지난해 엇갈린 실적을 거뒀습니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반면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3N2K의 실적이 엇갈린 건 흥행을 이끈 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의존도와 더불어 PC·콘솔 게임 등 과금이 적은 게임들의 흥행이 차이를 갈랐습니다. 

국내 게임업계는 잇따른 사령탑의 교체 속 중국 게임 시장 공략으로 숨 고르기에 나섰습니다.

오늘(1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3조9천323억원, 영업이익 1조2천51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각각 20%, 30%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카타르 월드컵과 맞물려 낸 'FC온라인'과 'FC모바일'이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인기작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같은 MMORPG 이외에도 PC 게임으로 내놓은 '데이브 더 다이브'와 '더 파이널스'가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하며 실적은 견인했습니다. 

크래프톤의 경우에는 자회사 'PUBG: 배틀그라운드'의 PC·콘솔 부문 매출 증가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시장 서비스 재개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9천106억원, 영업익은 7천680억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3.1%, 2.2% 늘었습니다.

반면, P2W(돈 써서 이기는 게임) 과금 체계를 지닌 MMORPG가 메인 라이브게임인 유지한 엔씨·넷마블·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엔씨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1조7천8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8% 줄었고, 영업이익은 1천370억원으로 75.4% 급감했습니다. 특히, 기존 실적을 받쳐오던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이 예상치만큼 실적을 못 거뒀습니다. 엔씨는 지난 8일 실적발표회에서 "글로벌을 타깃하기 위해 각 게임의 특성에 맞춰서 BM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4분기 7개 분기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6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출시를 목표한 게임들의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비용으로 처리됐습니다.  전통적으로 넷마블의 매출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이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같은 MMORPG가 실적을 메워왔습니다만 부진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하반기에 출시한 방치형RPG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흥행하면서 흑전에 성공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241억원, 영업이익 74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년 전보다 11%, 58% 감소했습니다. 기존 라이브게임인 MMORPG의 고른 흥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선보인 MMORPG 신작 2종인 '라이즈 오브 가디언스(아레스)'와 '아키에이지 워'의 흥행 실패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게임업계 빅4 사령탑 교체
게임업계들이 MMORPG로 잇따른 참패를 맛보는 와중에 사령탑을 교체하고 숨 고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의 역대 첫 개발자 출신인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성과를 내오며 사령탑 자리를 지켰습니다. 넥슨 역시 5년간 넥슨코리아를 이끌어온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를 글로벌 최전선인 넥슨 대표이사로 승진시키면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넥슨코리아를 지휘할 예정입니다.

이정헌 대표는 지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타이틀의 안정적 운영에 더해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작 개발에 대한 투자를 병행, 넥슨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하면서 넥슨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부진한 실적을 거둔 엔씨·넷마블·카카오게임즈는 실적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경영 효율화'로 새 인물들에 사령탑을 맡겼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에서 27년만에 M&A 전문가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와의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했습니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전략기획통'으로 불리는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습니다. 김병규 각자 대표 내정자는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역할합니다. 

카카오게임즈는 8년간 이끌어온 조계현 대표 대신 슈팅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사령탑을 맡습니다. 

'퍼블리싱'으로 한숨 돌린 뒤 상반기 신작 경쟁
게임업계는 최근 중국 판호 관련 규제가 백지화되면서 신작 출시 전 중국 내 퍼블리싱 발급으로 1분기를 소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넥슨은 지난 2일 판호를 받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발급 받은 '블레이드&소울2'로 신작 부재 기간을 메울 전망입니다. 넷마블 역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를  앞세울 전망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를 상반기 중 대만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둘 엔씨·넷마블·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실적 가늠쇠는 상반기 출시할 '과금' 방식이 변화된 비MMORPG 신작 흥행에 달렸습니다. 

엔씨는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외에도 지스타2023에서 선보인 수집형RPG 장르의 프로젝트 BSS, 캐쥬얼 게임인 배틀크러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넷마블은 올해 MMORPG인 '아스달 연대기 : 세 개의 세력, '레이븐2'와 함께 액션RPG 장르의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와 함께 전략RPG인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크로스플랫폼 MMORPG '롬(R.O.M.)', 로그라이크 캐주얼 'Project V', 액션 RPG '가디스 오더', 서브컬쳐 육성 시뮬레이션인 '프로젝트 C'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체질 개선을 위해 글로벌 공략에 나설 수 있는 퍼블리싱 사업으로 숨 고르기에 나서고 있다"며 "오는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와 겹쳐 많은 게임사들이 MMORPG 대신 비MMORPG 장르에서 수익 다변화의 기회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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