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보험사들 표정관리…車보험료 낮춰도 눈치
SBS Biz 류정현
입력2024.02.06 11:27
수정2024.02.06 12:43
최근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머릿속이 복잡한 모습입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정부가 과도한 성과급과 배당은 자제하라는 으름장을 놨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총선을 앞둔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상생금융 압박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16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8% 인하합니다. 당초 2.6% 인하를 검토했을 때보다 0.2%p 인하 폭이 커졌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 서민 경제의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내립니다. KB손해보험이 2.6% 인하를 검토하고 있고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인하 폭은 2.5%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들 4대 손해보험사가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하는 만큼 많은 소비자가 혜택을 볼 전망입니다.
대형 손보사들이 이렇게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는 건 지난해 자동차 보험에서 흑자를 봤기 때문입니다.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으로 수익을 냈으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라는 정부 압박이 통한 겁니다.
지난해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입니다. 1년 전 80.4%보다 0.4%p 떨어졌습니다.
비단 자동차보험 뿐만 아니라 지난해 손보사들의 실적은 전체적으로 양호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31개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7조232억원으로 1년 전 2조2057억원보다 45.8% 증가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견조한 자동차보험 실적에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국내 22개 생명보험사들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조4556억원에서 4조3993억원으로 49.4% 증가했습니다. IFRS17과 더불어 보장성보험 판매가 증가한 영향입니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과도한 성과급과 배당 자제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주문을 직접 전달했습니다. 같은 달 25일에 금감원은 보험사 전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유의 사항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연체, 부동산 시장 불안 등 대비해야 할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며 "금융사가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사전에 조심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적이 늘어난 만큼 배당 규모는 늘어나는 양상입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연봉의 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1년 전 연봉의 47%보다 3%p 늘었습니다. 삼성생명도 연봉의 29%를 성과급으로 줬는데 1년 전보다 6%p 올랐습니다.
비슷하게 실적이 오른 다른 보험사들도 재작년보다 성과급 지급 규모를 늘릴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추가적인 상생금융 압박이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올해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높은 실적을 올린 금융사를 상대로 이런 주문을 내릴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를 상대로 사회공헌 기금을 더 내라거나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라는 등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며 "수익성 지표가 좋게 나와도 표정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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