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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 신동빈 '메타버스' 핵심 롯데정보통신…'역량급' 폐지설에 줄이직?

SBS Biz 김완진
입력2024.02.02 16:39
수정2024.02.06 13:46


롯데정보통신이 인사제도 개편 과정에서 '역량급' 제도를 도입 1년 만에 없애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은 사실상 연봉 삭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CL(직급 내 역량) 제도를 도입 1년 만에 폐지한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CL은 '역량급'이라는 별도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 직급마다 역량 레벨이 3단계로 나뉘고 2~3년에 한번 꼴로 오를 때마다 연봉이 200만 원 가량 늘어나는 방식입니다.

도입 1년 만에 폐지를 발표한 것에 대해 회사 측은 "역량급제는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에 따라 받는 제도인데, 취지와 달리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오는 4월 정기 연봉 협상 과정에서 역량급을 녹여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실질 연봉 인상 효과가 뚜렷했던 제도가 사라지면서 '깜깜이'로 운영되거나 당장 내년부터도 장담할 수 없다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역량급 지급 대상이 아니었던 직원들에게는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성과에 따라 100만원~200만원으로 차등을 두면서 불만이 더 커졌습니다.

이훈 노무법인 동인 노무사는 "역량급 폐지가 직원들에게 불이익한 결과로 이어지는 임금체계 변경일 경우, 직원 과반수 동의를 받는 절차 없이 바꾸고 통보했다면 변경 자체가 무효가 되고 임금체불 가능성도 있다"며 "다른 방식으로 보전을 해서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불이익을 입지 않는 경우여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정보통신 측은 "역량급 폐지를 확정하고 통보한 것이 아니라 설명회를 가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직원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력 '대탈출' 서막?
롯데정보통신 직원 K씨는 "입사할 때 역량급 제도가 있다고 해서 연봉이 단계적으로 올라가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없어진다니 당황스럽고, 이직 고민을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021년 5월 직급체계를 바꿔 사원과 대리 직급을 합치면서, 직원이 진급할 때 지급하던 승진급을 없애 직원들의 원성을 산 바도 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 해보다 66% 많은 1200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도, 임금제도 개편이 직원들의 예상과 기대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면서 내홍을 겪게 됐습니다. 기본급의 230% 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했지만 빛이 바랬습니다.

대폭 연봉 인상을 약속하며 CL을 도입했던 노준형 전 대표가 지난달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기고 고두영 대표가 새로 취임한 가운데 임금 체계가 바뀌자 직원들의 불만은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신성장 영역으로 꼽은 4개 분야 중 하나인 메타버스의 경우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4에서 소개하고 국내 상용화에 들어간 플랫폼 '칼리버스'가 핵심인데, 뒤숭숭한 분위기로 인력 누출이 현실화할 경우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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