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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선택', 무조건 오른다?…저PBR주 향하는 '투심' [취재여담]

SBS Biz 김동필
입력2024.02.01 11:44
수정2024.02.01 17:21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 일본이나 미국이 지난달 내내 고공행진했던 점과 비교하면 너무 달랐는데요.

최근 코스피는 그나마 수급으로 버티는데, 코스닥이 급락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급락의 한 원인으론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책으로 준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꼽힙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코스피 상장 대형주로 수급이 몰리며 상대적으로 성장주가 많은 코스닥에서 자금이 빠진다는 해석입니다.

PBR이 뭐길래?…금융주 일제히 들썩
PBR(Price to Book-value Ratio)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장부가 가치 대비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시총을 자기자본으로 나는 비율로 회사가 투입한 자본과 시장에서 매기는 값어치가 같으면 PBR 1배로 나타납니다.
 
이때 PBR 1배보다 값이 크면 기업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고, 1배보다 작으면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통상 성장종목은 PBR 값이 높게 나타나는 반면, 업권 이력이 오래되거나 자산 등이 많아 덩치가 큰 종목은 PBR이 낮게 나타나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코스피 저PBR 종목들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대표 업종인 금융·보험 종목은 오늘(1일)도 4~6%대 상승 중인데요. 

오전 11시 15분 기준 KB금융이 5.83%, 하나금융지주가 6.69%, 삼성생명이 5.19%, 한국금융지주가 5.37%, 삼성카드가 5.61%, 한화생명이 13.18%, 키움증권이 11.27% 오르는 등 불기둥이 솟구친 상태입니다.

저PBR 개선책에 NISA 개편까지…日 증시 고공행진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책으로 내놓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 때문에 PBR 1배 미만인 저PBR 종목이 주목받는 겁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합니다. 

일본 증시는 버블 고점 시기를 연상할 정도로 최근 들어 연일 고공행진 중인데요. 그 배경 중 하나로 지난해부터 도입한 저PBR주 개선책이 지목됐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이를 벤치마킹한 증시부양책을 준비 중인 겁니다.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PBR 1배 이하 상장사에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밝혀야 한다"라고 주문했습니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상장폐지까지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이후 도쿄증권거래소는 올해부터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어서 낸 기업들 명단을 매월 공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참여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PBR 1배 이하 공시 대상기업 3천300여 곳 중 1천115곳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주주를 위한 경영 개선계획을 적거나 적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고요.  PBR이 낮은 기업일수록, 또 시가총액이 큰 대형사일수록 참여도가 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저PBR 업종인 은행주들이 94%로 대부분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개인 자금의 증시 진입도 유입하며 적극적인 부양책을 선보였는데요. 일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NISA) 제도를 개편해 연간 투자한도를 기존 120만 엔에서 240만 엔으로 2배 늘리고, 비과세기간도 없애면서 총 투자한도도 600만 엔에서 1천800만 엔으로 3배나 올려주는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정부 "2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적 내용 발표"

우리도 이를 적극 참고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상장사에게 정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게 핵심입니다. 상장사에게 스스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는 겁니다.

또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하는 한편, 관련 파생상품도 만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방향성만 나온 단계로 구체적인 건 이달 안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또 일본처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을 강화해 수급 개선에도 나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1일) "미흡한 주주환원과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해 우리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라면서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ISA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관련 법 개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 "PBR 등이 개선돼 우리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받고 국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장이 될 수 있게 다각적 방안을 지속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혜 기대감에 저PBR 향하는 수급…테마 양상까지
구체적인 정책 발표 전인데도 시장엔 기대감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최근 부진했던 흐름을 타개할 수 있다는 전망에 수급이 저PBR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계속 공유되면서 '정부 정책 수혜주로, 무조건 돈을 번다'라는 인식까지 생겼습니다.

저PBR 종목이 일종의 '테마'화 되는 양상까지 보이는 등 과열 추세입니다.

이에 코스닥에서 자금이 빠지고, 코스피로 향하는 현상도 빚어지는데요.

오늘도 오전 11시 40분 기준 코스닥은 1.15% 내린 반면, 코스피는 1.15% 상승했습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의 자금이동이 눈에 띄는데요. 코스닥에선 1천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피에선 1천500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수급을 끌어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앞다퉈 저PBR과 기업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 중입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수급적으로나 한국증시의 체질 개선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일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사례에서도 분명 ‘증시 부양책’이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이 정책만으로 일본증시가 랠리한 건지에 대해선 모호한 측면이 있다. 현재 시점에선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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