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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1위 업체 테슬라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현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7일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모두 9만4천34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22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62.6% 급증하며 순위가 한단계 상승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의 65만4천888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제너럴모터스(GM·7만5천882대), 포드(7만2천608대) 등 미국의 다른 경쟁업체는 가볍게 앞질렀습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현대차와 기아의 부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8%까지 올라왔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새로운 전기차 모델과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테슬라를 제외한 경쟁업체들에 대한 우위를 굳힐 태세라고 분석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경쟁업체들보다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내놓은 것과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9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고 최저 제품의 가격이 3만2천달러(약 4천300만원)인 반면 테슬라의 모델은 5개로 가장 저렴한 제품은 3만9천달러(약 5천200만원)라고 WSJ은 전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변경된 전기차 세금 공제 규정을 활용해 전기차를 좀 더 저렴하게 만드는 리스 거래를 늘린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GM의 신규 전기차 출시 지연 등 일부 경쟁업체의 문제로 반사이익도 얻었습니다.

미국 서부 해안에서 기아, BMW, 혼다 대리점을 운영하는 매슈 필립스는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에 투자한 결과라며 "스타일링과 기능, 가격을 적절히 조합했다"고 말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외관과 품질 문제로 값싼 차량을 양산하는 자동차 업계의 약자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특히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이런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WSJ은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