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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中 특허 분쟁…쫓아오는 중국에 K-배터리 '위협'

SBS Biz 신성우
입력2024.01.12 17:40
수정2024.01.12 20:32


LG화학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중국 양극재 기업을 신고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어제(11일) 제 444차 무역위원회를 열고 중국산 'NCM811' 양극재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LG화학이 중국에서 양극재를 제조해 국내에 공급하는 중국 기업 3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신청함에 따라 이뤄지게 됐습니다.

중국 양극재 기업이 자사의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양극재를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조사에는 6~10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입니다.  서면, 현지 조사 등을 통해 특허권 침해가 있었다고 밝혀지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제재가 내려집니다. 시정명령으로 수출·수입·판매·제조행위의 중지와 당해 물품 등의 반입배제 및 폐기처분 조치가 이뤄질 수 있고, 과징금은 최근 3년간 거래금액의 30% 이내로 부과됩니다.

천영길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번 조사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이 최근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도 심화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술 격차가 컸던 예전과 달리 한-중 간 이차전지 기술 격차가 많이 좁혀지며 이같은 분쟁이 일어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中 업체 영향력 확대로 K-배터리 밸류체인 성장 둔화"

기술력뿐만 아니라 판매량과 점유율 면에서도 K-배터리는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 양극재 수출 중량은 1만6천736톤으로 1년 전보다 28.9% 감소했습니다. 수출 중량 추이를 살펴보면, 7월 2만7천354톤, 8월 2만7천749톤, 9월 2만3천854톤, 10월 1만8천731톤을 기록하며 꾸준히 줄었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은 7월 56.7GWh에서 10월 65.9GWh로 늘었습니다. 한국 양극재 수출 침체를 글로벌 배터리 수요 부진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수출 중량이 줄며, 수출액 역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양극재 수출액은 약 6억3천만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약 43% 줄었습니다.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소폭 하락세입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셀 메이커 3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7월 22.5%, 8월 22.8%, 9월 21.6%, 10월 18.9%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K-배터리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CATL, BYD 등 중국 셀 메이커의 시장 영향력 확대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밸류 체인의 전반적인 수출 중량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2023년 누적 시장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CATL이 27.7%로 동률을 이뤘습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필요"
이같은 중국의 위협에 전문가들은 성능과 가격을 이유로 꼽습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우리는 NCM, 중국은 LFP가 주종목이라 직접적 비교가 어려울 순 있지만, 중국 배터리와 K-배터리 간 성능 격차는 많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 가격까지 싸니까 중국 배터리가 이렇게 치고 올라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R&D라는 것은 결국 사람과 돈인데, 인적 차원 측면에서 중국을 이기긴 어렵고, 돈의 경우 중국 정부가 전기차 육성을 위해 대대적 지원을 하면서 중국 배터리가 빠르게 따라 붙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K-배터리가 중국의 위협을 떨쳐내고 다시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술 격차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이항구 원장은 "우선 전고체 등 새로운 배터리 개발에서 앞서나가야 한다"며, "요즘 전기차 가격을 계속 떨어뜨리는 상황에서 중국이 잘하는 LFP 배터리에 적극 진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식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배터리는 더이상 중국 내수 시장만을 타겟으로 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점점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공세에 K-배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과 '가격'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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