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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반토막, 물타기하셔야"…은행들, 뒤에선 영업했다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1.11 17:47
수정2024.01.11 21:44

[앵커] 

지난해 말 홍콩 ELS 상품이 손실구간에 진입하고 금감원이 만기연장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죠.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손해에 직면한 고객들을 상대로 고위험 상품에 다시 투자해 수익을 내자며 '물타기' 식 영업을 벌였습니다. 

오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홍콩 ELS에 7억 원 투자했다 원금이 반토막이 난 A 씨는 만기를 몇 달 앞두고 은행에 문의했습니다. 

지금이라도 해지하는 게 낫겠느냐는 질문에 은행원은 중도해지를 만류하며 역제안을 했습니다. 

[B은행 C지점 직원 : 중도해지는 하면 안 되죠. (손실 난) 얘는 얘대로 내버려 두고 물타기를 다른 걸로 들어가서 얘를 플러스 마이너스시킨다는 거죠.] 

5억 원을 넣은 60대 B씨도 또 다른 투자 상품을 권유받았습니다. 

[B은행 D지점 직원 : 은행에서는 지금 준비하는 게 뭐냐면, ETF가 KB증권에 있거든요. H지수의 해당 기업을 편입해서 수익이 나는 상품인데… 지금 손실 난 게 커버가 될 수 있는….] 

같은 시기 다른 은행에서도 유사한 권유가 이어졌습니다. 

[C은행 E지점 직원 : 고객님이 원금을 조금이라도 더 회복할 수 있도록 다른 상품으로 바꿔서…안정적으로 ELT 그대로(하셔도 되고)…중국은 또 학을 떼셨으니까 미국이나 다른 (상품도 있고.)] 

상당수 고객은 학을 뗐지만 

[A 씨 / 홍콩 ELS 가입 고객 : 어이없는 거죠. 어떻게 이 상황에서 그걸 또 (가입)하라고 하는 거지….] 

일부는 한 가닥 희망을 안고 추가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의 조사가 확대되자 하나은행은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추가 상품 계획을 접었고, 국민은행도 상품 추천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문가들은 홍콩 H지수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재투자했다간 또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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