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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발목 잡힌 증권사들…'1조 클럽' 실종 위기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1.09 08:08
수정2024.01.09 08:09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은 모두 7천414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2년 4분기 5천86억 원보다 45.8% 늘어난 수준이지만, 1조 원을 넘어섰던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1조1천812억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입니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10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한 미수금 관련 손실 4천300억 원을 반영해 지난해 4분기 1천6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줄어든 1천557억 원과 1천250억 원을, 한국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20% 가까이 줄어든 1천720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천623억 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37% 늘어나며 선방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도 나란히 1천865억 원과 460억 원으로 추정돼 전분기 대비 8∼9%의 한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가는 이와 관련해 작년 4분기 증권사 실적은 PF 등 국내외 부동산 이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과 손상차손, 여기에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대체로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권사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실적도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 나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5천억 원으로 직전 3분기보다 28.6% 감소했습니다. 

다만 채권 금리가 작년 10월 중 상승했다가 11∼12월 본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크게 하락했고, 연말 증시 반등도 동시에 나타난 덕분에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지표는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주요 증권사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기준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증권사는 전무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 증권사는 단기적으로 보유 대출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 충당금 설정으로 이익이 훼손되고, 중장기적으로도 부동산 사업장 PF 주관 수수료 감소로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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