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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결혼과 비혼 등으로 인해 미혼 인구가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의 노동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8일 공개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미혼 비중은 3.2%p 올랐습니다.

특히, 30~54세 미혼 인구 비중은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p나 증가했습니다.

미혼인구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것은 초혼연령이 늦어지는 만혼화 영향이 컸습니다.

초혼연령은 남성의 경우 2000년 29.3세에서 2022년 33.7세로, 여성은 26.5세에서 31.3세로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최근엔 평생 결혼을 하지 않는 인구 비중인 생애미혼율이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거의 3배 가량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결혼여부별 남성과 여성의 노동공급을 비교한 결과 "만혼, 비혼 등 결혼 행태 변화로 인한 미혼인구 증가는 거시적 노동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현재와 미래의 노동공급을 모두 감소시킨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남성을 살펴보면,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3%p, 16%p 높고 실업률은 약 4%p 낮았습니다.

또, 기혼 남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낮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길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혼인율 하락으로 남성 미혼인구 비중이 증가하면 경제 전체의 노동공급 총량을 줄이는 요인이 됩니다.

반면 여성은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3년 평균)이 미혼 대비 각각 19%p, 16%p 낮았습니다.

또 기혼 여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미혼인구 증가는 여성의 경제 전체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힘을 작용하게 됩니다.

문제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는 핵심연령층에서 미혼인구 비중 증가로 인한 여성의 노동공급 증가보다 남성의 노동공급 감소가 커 고용과 근로시간 측면 모두에서 총노동공급을 줄였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보면 여성의 노동공급 확대는 출산율을 통해 노동공급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출산율 간에 역의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현재 세대의 여성 노동공급과 미래의 노동공급 간에는 상충관계(intertemporal tradeoff)가 존재하게 된다"며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장기추세의 정점 시점이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 속도는 가팔라지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013~2023년 동안 미혼인구 비중 증가에 따라 남성의 총고용률은 0.5%p 줄었고 여성은 0.2%p 늘어 전체적으론 0.3%p의 고용률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1인당 근로시간의 경우 남성이 1.1시간 축소되고 여성이 1.0시간 확대돼 전체 0.1시간의 근로시간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혼인율을 높이는 것은 미래의 노동공급뿐만 아니라 현재 시점의 안정적인 노동공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미혼인구 증가세는 역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흐름이므로 인구 미혼화 대응 정책은 혼인율을 높여 노동공급 감소를 줄이는 완화정책과 함께 미혼인구의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하여 미혼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적응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