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영화 한 편 보러 가실 때마다 세금 외에 정부에 내는 돈이 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껌을 씹는 사람들도 법정부담금을 냅니다.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 낭비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폐기물부담금이 부과되고 있어서인데요, 

세금은 아닌데 세금처럼 낸다고 해서 '준조세'라고 불리는 돈인데, 이렇게 걷어가는 돈이 한 해 24조 원에 달합니다. 

현실과 맞지 않는 불합리한 부담금이 많다는 지적이 그간 끊이지 않았는데, 정부가 대수술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정인 기자, 먼저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준조세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세금은 아니지만 특정 공익사업과 연계해서 의무적으로 내는 돈인데요. 

영화 관람객은 입장권 가액의 3%를 영화입장권부과금으로 내고 있고요.

여권 발급자는 1만 5천 원의 국제교류기여금을 내야 합니다. 

이밖에 농어민이 내는 전기사용자 일시부담금, 손해보험사가 내는 화재보험협회 출연금, 골프장 이용객이 부담하는 회원제 골프장시설 입장료 부가금 등 모두 91개가 해당됩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2년 7조 4천억 원이던 법정부담금 징수액은 올해 24조 6천억 원대로 세배가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부가 개편에 나서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법정부담금이 불합리하고 관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입니다. 

부담금의 경우 일반회계가 아니라 기금 또는 특별회계에 귀속됩니다.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쉽게 사업비를 확보해 사실상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는데요. 

기재부는 우선 91개 부담금의 존속 여부를 민간 전문가들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부담금을 개편하기 위해선 소관 법률인 부담금관리기본법과 징수 근거가 명시된 개별 법률을 모두 개정해야 합니다. 

앞서 예시로 말씀드렸던 부담금들은 유력한 검토 대상으로 꼽히는 항목들인데요. 

다만 각 부처와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BS Biz 오정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