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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팔달] 부진한 실적에 해넘기는 고민…CJ, 대폭 물갈이하나

SBS Biz 정보윤
입력2024.01.04 10:17
수정2024.01.04 11:03

[앵커]

CJ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해를 넘겼습니다.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 조기 인사에 나선 것과 대조적입니다.

CJ그룹 스스로 '사상 초유의 위기'라고 진단한 만큼, 쇄신 인사를 위한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CJ그룹 인사, 언제쯤 날까요?

[기자]

이번 달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CJ그룹의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긴 건 2017년 이후 처음인데요.

2017년을 제외하면 매년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발표됐습니다.

특히, 직전 인사인 2023년 정기인사는 2022년 10월에 이뤄졌는데요.

올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고민이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가 늦어진 탓에 CJ는 올해 사업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CJ 인사, 왜 이렇게 늦어지는 건가요?

[기자]

실적 부진에 따른 쇄신안을 마련하는데 고심이 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CJ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0조 6868억 원, 영업이익은 1조 4657억 원입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7% 줄었습니다.

CJ제일제당과 CJ ENM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이 뒷걸음질친 영향이 컸는데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0% 빠졌습니다.

CJ ENM은 매출이 6.6%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습니다.

지난 2022년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겁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넷플릭스와 쿠팡 등 새로운 경쟁자가 위협하고, 후발주자들이 추격하고 있는데도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번 인사에서 안정보단 쇄신을 택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기자]

네, 손 회장은 신상필벌을 예고했습니다.

책임지는 문화를 언급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반드시 책임을 지는 문화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재현 회장도 연말에 전략회의에서 성장 정체의 상황에서 책임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CJ는 지난 2년 연속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시켰는데요.

3년 만에 대표이사 대거 교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인사 예고편이었던 지난 연말 지주사 조직 개편에서 CJ ENM 대표 등을 거친 강호성 CJ 경영지원 대표가 선임 1년여 만에 사임했는데요.

CJ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짐을 쌀 수 있겠는데요?

[기자]

네, 당장 3월에 임기가 끝나는 대표이사들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와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 등이 그 대상인데요.

CJ대한통운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2.3% 증가했지만 매출은 4.4% 떨어졌고요.

CJ프레시웨이는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입니다.

[앵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 ENM도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

[기자]

네, 실적이 크게 악화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와 구창근 CJ ENM 대표이사의 거취도 관심입니다.

최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지만 바이오 부문 실적 악화가 그룹 내 주요 과제로 떠오른 만큼 부담이 커진 상황인데요.

다만,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제일제당에서는 짐을 싸더라도 그룹 내 다른 곳에서 역할을 맡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해 선임된 구창근 CJ ENM 대표도 임기는 2025년 3월까지인데요.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적자를 피하진 못했습니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의 경우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가 해소되며 임기 연장에 무게가 쏠렸습니다.

[앵커]

CJ그룹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 여부도 관심이죠?

[기자]

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실장은 2022년 인사에서 경영 리더로 승진한 뒤 현재 CJ제일제당의 해외 사업을 맡고 있는데요.

지난해 CJ제일제당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 실장이 담당한 글로벌 식품 사업은 순항하며 승진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한편, CJ올리브영의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멈춰있던 IPO 추진도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리브영은 오너가 4세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재원 마련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이 실장은 올리브영 주식 11.04%,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은 4.2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너 3·4세 경영 시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CJ도 가세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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