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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가 아끼던 러시아 공장…현대차, ‘잠시만 안녕’

SBS Biz 신성우
입력2023.12.19 17:45
수정2023.12.20 13:46

[앵커] 

러시아 시장은 전쟁 이전 연간 약 20만 대를 판매할 정도로 현대자동차에게 큰 시장이었으나, 전쟁으로 생산이 중단되며 현지 공장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그간 부인해 왔던 현대차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웠던 것일까요. 

결국 매각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신성우 기자,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매각 소식부터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현대자동차는 오늘(1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 매각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러시아 현지 업체인 '아트 파이낸스'에 공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 중인데요. 

매각 가격은 1만 루블, 우리 돈으로 약 14만 원입니다. 

맥주기업 하이네켄이 지난여름 현지 기업에 러시아 사업 부문을 단돈 1유로에 넘긴 것과 유사한데요. 

하루빨리 현지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현대차의 위기감을 나타내는 액수입니다. 

현대차는 전쟁이 일어난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 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했고, 또 10월부터는 현지 업체에게 맡긴 위탁 생산도 중단됐습니다. 

공장 출고가 막히면서 판매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앵커] 

전쟁 이전, 러시아가 현대차그룹에 중요한 시장이었는데, 재진출을 모색할 수밖에 없겠죠? 

[기자] 

이번 계약에는 바이백 옵션이 포함됩니다. 

전쟁이 끝나거나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공장을 다시 매수해 재진출을 꾀하겠다는 것인데요. 

러시아 시장은 연간 20만 대 이상을 판매하던 시장이기도 하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이 특히 애정을 가진 곳인 만큼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 2016년 러시아 공장을 직접 방문해 "러시아 시장에서 기회가 올 것"이라며 "어려워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재진출 시 현대차그룹의 빈자리를 꿰찬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점이 숙제가 될 전망입니다. 

SBS Biz 신성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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