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CEO 세대교체 활발… 숨죽인 중소형 증권사
SBS Biz 조슬기
입력2023.12.14 17:49
수정2023.12.14 17:51
연말 여의도 증권가에 불어닥친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이 대형 증권사를 넘어 중소형 증권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증시 불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여파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만큼 그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형 증권사보다 리테일 고객층이 얕고 기업금융(IB)‧부동산PF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사 특성상 업황 악화에 따른 수익 타격이 상대적으로 커 안정보다는 변화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BNK투자증권은 최근 4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를 교체하며 중소형 증권사 CEO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끈 김병영 대표의 연임이 불발된 가운데 김 대표의 후임으로 신명호 전 유안타증권 IB부문 대표가 낙점됐습니다.
증권가는 BNK투자증권에 이어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한양증권 등 나머지 중소형사 CEO 교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때마침 이들 증권사 CEO 상당수가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올해 증권가 CEO 인사가 예년과 달리 안정감보다 변화와 혁신을 택하는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어 연임보다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입니다.
먼저 SK증권에서 2014년 이후 10년째 장기 집권 중인 김신 대표이사는 '올드보이' 퇴진 분위기 속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평이 많고, 6년째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교체 여부도 업계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홍 대표는 부동산PF 부서 임직원들이 ‘꺾기(대출을 조건으로 금융상품 가입 요구)' 영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올해 국정감사에 불려나가기도 했습니다.
또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꺾기 의혹과 더불어 부동산 PF 리스크 여파로 3분기 실적이 급감해 부동산 영업조직을 대폭 줄이는 징계성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악재가 유독 많았던 터라 홍 대표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2020년부터 교보증권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박봉권 대표는 취임 이후 유상증자를 통한 규모의 성장을 이끌며 첫 번째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실적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연임의 걸림돌로 꼽힙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부동산PF 전문가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도 그간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연봉킹으로 알려졌지만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 연임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별 CEO의 공과를 떠나 업계 전반적으로 수장 교체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들도 안정보다 변화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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